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상위 20대 제약·바이오 상장기업들은 R&D에 전년 보다 25% 오른 총 1조8244억원을 투자했다. 셀트리온은 이들 제약사들 중 R&D에 가장 많은 금액을 사용, 전년보다 28.4% 오른 3892억원을 썼다. 전년 대비 가장 R&D 투자금액이 많이 오른 기업은 씨젠으로 전년보다 166.8%오른 262억원이었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신약개발에 힘쓰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R&D 투자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형국이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용 비중을 살펴보면 20개사 평균은 9.5%였다. 셀트리온(20.8%)과 한미약품(21%)이 매출액 대비 R&D에 가장 많은 비용을 썼다. 대웅제약(15.3%), 일동제약(14%), 유한양행(13.7%), 동아에스티(13%), 종근당(11.5%), GC녹십자(10.6%), 대원제약(10.6%), 일양약품(10%) 등이 매출액 대비 R&D 비용 10%를 넘겼다.
11개사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R&D 비중을 유지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매출이 2.5%, 영업이익이 62% 하락했지만 R&D 비중은 15.3%로 비슷한 수준을 지켰다. 동아에스티와 동화약품도 각각 매출이 4.2%, 11.4% 줄었지만 R&D 투자는 줄이지 않았다.
지난해 매출이 증가했음에도 매출액 대비 R&D 비중이 감소한 곳은 셀트리온, 씨젠, 보령제약이었다. 셀트리온과 씨젠은 전년에 비해 R&D에 많은 비용을 들였지만 매출액이 두세자릿수 증가하면서 증가율은 그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씨젠은 매출액 대비 R&D 투자가 2.3%으로 특히 적었다. 보령제약은 R&D 비용(5.9% 하락)과 매출액 대비 비용(6.3%)도 하락했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전년에 R&D 비용을 많이 집행해 기저효과가 나타났을 수 있다”면서 “R&D 중요성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에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제약·바이오사들이 매년 R&D 비용을 늘려가고 있지만 다국적 제약사들이 신약개발에 쓰는 비용과 비교해서는 아직 저조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019년 기준 전 세계 매출액 1위 제약사인 화이자는 매출의 19%를 R&D에 썼고 2위 제약사인 로슈는 23%를 투자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이 다국적 제약사들과 비교해 절대적인 매출이 적기도 하지만 R&D에 들이는 노력 또한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R&D 투자가 증가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