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나선 이주영 장관 "바다에 투자해라"

세월호 사태 이후 투자유치 적극 나서
기업들에 협업 통해 새 비즈니스 발굴 독려
  • 등록 2014-09-29 오후 6:02:37

    수정 2014-09-29 오후 6:02:37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29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민간 기업을 대상으로 해양수산 신산업 창출을 위한 투자유치에 적극나서 달라고 역설하고 있다. 해수부 제공.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해양수산업이 지금은 낙후되고 형편없어 보이지만 꾸준한 투자가 있으면 각광 받는 효자산업이 될 수 있습니다.”

세월호 사태 이후 진도에 머물며 사고 수습에 진력하던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모처럼 전면에 나섰다. 굵직한 대기업·중견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다. 29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해양수산 신산업 창출을 위한 투자유치 설명회’에서 30여분간 원고도 없이 직접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다.

실무 선이 아닌 장관이 직접 투자유치에 나선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 장관은 노란 리본이 달린 정장 상의를 벗으며 “스티브잡스가 발표를 잘 하고 나서 아이폰이 많이 팔렸듯이 (저의 발표로) 투자 유치가 활성화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운을 띄웠다.

해양수산업은 해운·항만, 수산, 조선 등 주력 산업을 중심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우리 경제의 압축 성장을 이끌어 왔다. 그 결과 조선해양플랜트 사업 세계 1위, 컨테이너 물량 5위, 양식수산업 7위 등 종합적으로 세계 12위의 해양력을 보유하게 됐다.

하지만 전통산업 비중이 80%로 편중돼 있어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확대되지 못하는 구조적 취약점을 갖고 있다. 기존 산업은 과거에 얽매여 파괴적 혁신으로 나아가지 못했고, 타산업은 해양수산업에 대한 정보가 없어 적극적으로 투자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해수부가 그간 해양수산분야 투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던 기업들에게 협업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자고 손을 내민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장관은 “최경환 부총리가 경제 활성화 힘을 쏟고 있는 만큼 해양수산업이 다시 대한민국 경제를 일으키는데 핵심 역할을 해야된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발표를 마무리 하면서 ‘원탁의 기사’에 나오는 거웨인의 사례를 거론해 눈길을 끌었다. 거웨인은 아서왕을 위해 흉측하게 생긴 마녀와 결혼했지만,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해 마법을 풀고 마녀를 아름다운 여인으로 탈바꿈하게 했다. 이 장관은 “원탁의 기사인 거웨인의 이야기처럼 해양수산분야가 지금은 노후화돼 있지만 관심을 갖고 투자해서 멋진 산업으로 변신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발표에 앞서 LG화학(051910), 대교(019680)홀딩스, 대명레저산업 등 해양수산분야에 생소한 대기업· 중견기업 CEO30여명과 사전 환담을 갖고, 마리나항만개발, e-내비게이션, 해수 용존 리튬추출사업 등 250여개 해양수산분야 사업가능 리스트를 직접 건네기도 했다. 그는 “사업리스트를 더 정밀하게 만들어 기업들의 건의사항을 수렴해 내년 정책에 우선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판사 출신인 이 장관은 기업인 사면에 대한 견해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해수부 장관 위치에서 언급하기 곤란하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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