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외인, 팔았던 우량 종목부터 담았다

주가 상승 이끈 외인 매수 종목 살펴보니
지난해 과매도 대형株 중 실적 개선 예상 종목부터 ‘줍줍’
경기 침체 따른 실적 저하 우려… “하향조정 상당 진행”
  • 등록 2023-01-25 오후 5:28:15

    수정 2023-01-25 오후 5:28:15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설 연휴 이후 본격적인 실적시즌에 돌입한 가운데 외국인은 지난해 대량 매도에 나섰던 대형 우량주를 다시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수급이 빠진 대형 우량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호실적이 기대되거나 기록한 종목을 중심으로 외국인 순매수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2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올 들어 외국인은 5조194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해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여파로 11조149억 원 가량 순매도한 것과 달리 수급이 회복하는 추세다. 중국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데다 원·달러 환율이 약세 방향으로 흘러가며 국내 증시 매력도가 높아진 덕이다.

외국인이 돌아온 덕에 코스피 지수는 올 들어 8.59%, 코스닥 지수는 7.81% 오르는 등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적어도 올해 첫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있는 2월까지는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돌아온 외국인은 지난해 대량으로 팔았던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삼성전자(005930)는 지난해 8조7148억 원어치 순매도했으나 올 들어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1조9316억 원어치 사들이고 있다. NAVER(035420)(네이버) 역시 지난해 3조515억 원어치 매도됐으나 올해는 372억 원어치, POSCO홀딩스(005490)는 작년 5593억 원어치 팔았다 1415억 원가량 순매수 중이다.

외국인 수급이 돌아오면서 해당 종목들은 코스피 상승률보다 더 강하게 반등 중이다. 삼성전자는 올 들어 14.65% 올랐으며 네이버는 13.80% 상승했다. POSCO홀딩스 역시 9.58% 오르며 코스피 지수보다 높은 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실적 전망이 수급을 갈랐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반도체 업황 반등 기대 속 실적 개선 시그널이 지속 제기된 바 있다. 반도체 주가는 업황을 6개월 이상 선반영하는 흐름을 보인다. 네이버 역시 비용 통제를 통한 실적 개선 지속이, POSCO홀딩스는 철강 수요 회복에 따른 매출액 상승이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실적 발표 시즌인 만큼 호실적이 예상되는 우량 종목을 중심으로 외국인 수급이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실적이 부진할 수 있는 건 우려스럽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둔화하고 있어 기업 실적이 좋을 리 없겠으나 관건은 현 주가가 실적 부진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라며 “국내 증시는 이익 추정치의 하향조정이 상당 부분 진행된 만큼 실적 시즌 부정적 여파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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