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이란의 반정부 시위가 두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당국을 비판하던 이란 최고지도자의 조카마저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 파리데흐 모라드카니 . 사진=알 아리바아뉴스/스크린그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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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미 CNN에 따르면 인권운동가로 활동 중인 파리데흐 모라드카니 가족은 이날 트위터에서 “파리데흐가 최근 검찰에 소환된 후 체포됐다”고 밝혔다. 파리데흐는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여동생의 딸로 알려진 인물이다.
파리데흐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란의 현 체제를 ‘아이들까지 죽이는 살인 정권’이라고 비판하는 내용의 영상을 올리면서 화제가 됐다. 그는 영상에서 “이란 정권은 종교적 원칙과 규칙을 지키지 않으며 오로지 권력 유지를 위한 무력 사용에만 혈안이 돼 있다”며 “세계 각국 정부는 이 살인적인 정권을 지원하는 것을 멈추고, 외교 관계를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에선 지난 9월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22세)가 히잡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반발해 전국적으로 시위가 번지고 이를 강경 대응하는 과정에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22일(현지시간) 이란의 반정부 시위로 두 달 간 300명이 넘게 사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란의 인권운동가통신(HRANA) 지난 25일 기준 미성년자 63명을 포함해 448명의 시위 참가자가 목숨을 잃었다고 집계했다.
반정부 시위는 스포츠로도 번졌다. APF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축구 대표팀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해 영국과의 경기에 앞서 국가를 제창하지 않았다. 이에 이란 국영 TV는 선수들 얼굴 대신 경기장 전경을 화면에 내보내는 식으로 대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