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리오프닝·합병 기대…대한항공·아시아나 등급 전망 안정세

공정위 기업결합 승인 이후 긍정 평가↑
해외 경쟁당국 심사 결과는 변수
  • 등록 2022-04-01 오후 5:30:38

    수정 2022-04-01 오후 5:30:38

[이데일리 지영의 기자]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의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화되는 추세를 타고 있다. 신용평가업계에서 리오프닝(경기재개)에 따른 사업 정상화와 인수·정책자금을 바탕으로 재무안전성 개선을 기대해 볼만하다고 판단하고 있어서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인천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기가 함께 있는 모습.
NICE신용평가(나신평)는 31일 대한항공의 무보증회사채 신용등급(BBB+)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같은 날 아시아나항공의 등급(BBB-) 전망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올렸다. 한국기업평가도 지난 2월 말 대한항공(BBB+/안정적)의 등급 전망을 유지할 만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승인한 이후 신용평가사들이 점차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는 추세다. 지난 2월 공정위는 두 항공사의 결합이 공정거래법상 예외인정 사유인 ‘회생 불가능한 회사와의 기업결합’으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할 시정조치를 조건으로 걸고 양사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시정조치 이행기간은 기업결합일(주식취득 완료일)로부터 10년간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인한 대한항공의 재무구조 악화 우려도 약화되는 양상이다. 지난 2020년 이후 2차례에 거쳐 4조4000억원의 유상증자와 기내식사업부 및 송현동 부지 매각 등을 통해 1조5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하는 등 자구 노력을 거쳐 자금 여건이 나쁘지 않다는 것.

김종훈 한국기업평가 책임 연구원은 “인수대금을 이미 마련한 상태이고, 두 항공사의 화물사업 기반 이익창출 기조가 견조하다”며 “필요할 경우 기안기금 활용도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수로 인한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양사가 화물사업 호조를 기반으로 호실적을 내고 있는 점도 등급 전망 안정화 추세에 한몫하고 있다. 지난해 개별기준 매출액 8조7534억원, 영업이익 1조4644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비 18%, 515%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도 매출액 4조1104억원, 영업이익 456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리오프닝에 따라 증가할 해외 여행도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상황이다.

다만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 통과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국내 기업들의 결합이어도 다른 국가의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우 해외 관계국가에서도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필수 신고 국가 중에서는 미국, EU, 일본, 중국이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임의 신고 국가 중에서는 영국과 호주 결과가 곧 나올 전망이다. 그동안의 글로벌 기업결합심사 관행을 감안하면 해외 경쟁당국도 여러 조건을 내걸 가능성이 높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의 조건을 제시하거나, 승인을 거부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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