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AI 문제 나열 급급” vs “관리 없으면 독 될 것”

4차위, ‘2021 4차 산업혁명 글로벌 정책 컨퍼런스’ 개최
미국과 유럽 AI 정책에 대한 상반된 입장
유럽, 미국 빅테크 기업과 경제 전쟁 중
유럽연합, ‘엄격히 관리하면서 AI 발전’ 강조
대중 공포 불러올 ‘AI 과대평가 피해야’ 의견도
  • 등록 2021-12-16 오후 3:46:26

    수정 2021-12-16 오후 4:09:49

로버트 앳킨슨 미국 정보기술혁신재단(ITIF) 회장이 16일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4차위)
[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미국과 유럽의 국제사회 기구가 4차산업혁명을 위한 인공지능(AI) 정책 접근에 대해 상반된 시각을 드러냈다. 16일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4차위)가 서울시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2021 4차 산업혁명 글로벌 정책 컨퍼런스’를 개최한 가운데 미국 정보기술혁신재단(ITIF) 회장과 유럽연합(EU) 수석집행위원장이 각각 온라인 기조발표에 나섰다.

로버트 앳킨슨 미국 ITIF 회장은 “유럽은 AI 문제를 나열하기 급급하다”고 지적한 데 이어 마가렛 베스타거 유럽연합(EU) 수석집행위원장은 “정원 내 식물처럼 관리하지 않으면 (AI가) 야생식물이 돼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상된 반응이다. ITIF는 미국의 정보기술 글로벌 리더십 유지를 위한 권고안을 제시하는 등 미국 국익을 우선시하는 기구다. 현재 유럽은 구글 등 미국의 기술 기업의 시장 독점을 막고자 개인정보 보호와 AI 공정성 등에 대한 엄격한 규칙을 논의하고 있다. 마가렛 베스타거 EU 수석집행위원장은 구글에 대한 대규모 과징금을 주도한 인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유럽이 미국 빅테크와의 경제 전쟁’을 벌이는 중이라고 보고 있다.

로버트 앳킨슨 미국 ITIF 회장은 AI로 인한 변화에 대해 “과대평가를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 시점의 AI를 얘기하는 것에 대해 “AI보다는 데이터 매칭이라고 해야 될 것”이라고 엄격히 봤다. 애플 시리를 AI라고 표현하는 것에 대해선 “거기엔 의식이 없다”며 아직은 AI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는 ‘AI로 인해 인류의 종말이 오고, 고릴라처럼 살게 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에 대해 “이런 얘기를 듣게 되면 무서워질 것”이라며 “기업들이 자신만의 이득을 위해 AI를 악용할 것이라고 하는데, 결국 관리감독을 피하지 못할 것이고 한국과 같은 민주주의 국가에선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발전을 전망했다.

앳킨슨 회장은 유럽 상황에 대해 “AI 문제 나열에 급급하다 보니 규제 위주, 반독점, 분사를 시키는 얘기가 나온다”면서 “이런 예방적 조치와 보호주의적 접근은 기득권이 보호되는 경우들이 많다”고 우려했다.

마가렛 베스타거 유럽연합(EU) 수석부집행위원장은 “경제 전반에 디지털 전환이 확산될 수 있도록 1300억유로(약 173조원)를 투자하고 있다”면서도 “상응하는 위험도 있다. 관리되지 않으면 (AI가) 독이 될 수 있다”고 원칙적 접근을 강조했다.

미국 ITIF가 진흥을 앞세웠다면 EU는 건전한 규제에 의미를 뒀다. 베스타거 집행위원장은 “먹이를 주어 잘하게 하면서 AI를 안전하고 우리의 권리에 부합할 수 있도록 한다”며 “인공지능으로 상당한 능력을 가질 수 있지만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인종 차별을 만들어낼 수 있다. 큰 위협이 될 수 있는 AI는 엄격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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