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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중국 중앙TV(CCTV), 환구시보, 신화통신 등 관영 매체들은 키신저 전 장관이 100세의 나이로 별세했다고 전했다.
십수년간 미국 국무장관을 역임한 키신저 전 장관은 1971년 일명 ‘핑퐁 외교’를 통해 중국과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튼 인물로도 유명하다. 이듬해인 1972년 당시 닉슨 대통령과 마오쩌둥 중국 공산당 주석이 만나 정상회담을 하면서 미·중 수교 기초를 닦았다.
중국신문망은 키신저 전 장관 중국을 100차례 방문한 ‘중미 관계의 증인’이라며 “정치 생애 동안 중미 관계에 걸출한 공헌을 했다”고 전했다. 신화통신은 “그는 한때 미국과 중국과의 관계를 적극 홍보했다”며 “베트남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미국의 협상을 완료하고 냉전이 한창이던 시기에 미국과 소련간 권력 관계를 재편했다”고 설명했다.
키신저 전 장관에 대한 중국의 예우는 최근에도 드러났다. 미국은 올해 중국과 대화를 모색하기 위해 고위급 인사들을 내보냈는데 키신저 전 장관도 지난 7월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등 고위급과 만나도 별다른 반응이 없던 시 주석은 키신저 전 장관을 환대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시 주석은 키신저 전 장관을 두고 “오랜 친구”라고 부르며 “그의 역사적 공헌을 잊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스티브 올린스 미·중 관계위원회 위원장은 SCMP에 약 5주 전 위원회 행사에 참석한 키신저 전 장관에 대해 “양국간 이해와 협력을 증진하려는 그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줬다”고 회상하며 “우리는 그의 지혜와 현명한 조언, 그의 의지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키신저재단의 로버트 달리 윌슨센터 중·미 연구소장은 “(키신저 전 장관은) 마지막 거인 중 한 명이고 세상을 변화시킨 관계의 건축가 중 한 사람”이라면서 “그는 말년에 미국과 중국이 신냉전의 기로에 서 있다고 경고했고 경각심을 느꼈으며 초강대국간 갈등을 피하기 위해 지치지 않고 노력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