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병묵 하상렬 기자] 시중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이 3개월째 증가했다. 금리 인상에도 주택담보대출이 늘면서 가계부채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 (그래픽=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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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7월 말 기준 총대출 잔액은 1437조3976억원, 가계대출액은 679조220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달보다 각각 7조3179억원, 9754억원 늘어났다.
총대출 잔액은 4개월째 증가세를 나타냈다. 코로나19가 시작하기 전인 2019년 12월 말 5대 은행의 총대출 잔액은 1140조551억원이었다. 3년 7개월 만에 총대출이 297조원가량 증가한 것이다. 올해 1~3월 3개월 연속 전월대비 감소했지만 이후 다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빨리 부채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16개월 연속 전월 대비 감소세를 이어왔지만 5월(증가액 1431억원), 6월(6332억원)에 이어 7월까지 매달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늘어난 상황에서도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석달 연속 증가한 탓이다.
불어나는 가계부채에 당국도 고심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1일 공개한 7월 13일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들은 모두 기준금리 동결 배경으로 가계부채를 언급했다. 가계부채 수준이 거시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확대되는 ‘임계치’를 웃돌고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위원들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가계부채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거시건전성 정책과 통화 정책 간 적절한 정책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