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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의 설비가 한 번 멈추면 시간당 수십억~수백억 원의 손실이 납니다. 이때 현장직원에게 어떤 작업을 해야 할지 스마트안경을 통해 직관적으로 알려주면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습니다. 대기업들은 확장현실(XR) 기술에 대한 투자가 매출과 이익 증대로 이어진다고 판단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태진 버넥트 대표는 25일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열린 이데일리 월례 교육 프로그램 ‘가온누리’에서 “산업용 XR에 집중하는 버넥트의 매출 성장률은 연평균 61% 이상으로, 국내 XR 시장 성장률 34%보다 훨씬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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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 기술 상용화는 산업용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포켓몬고’ 이후 성공한 AR게임이 없고, 관광용 AR 콘텐츠 제작은 단발성 사업에 그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반면, 산업용 XR은 업무 현장에서 사고 발생 가능성은 줄이고, 업무 효율성은 높여주는 기술로 효과가 입증됐다. 하 대표는 “현재 XR 시장의 절반 이상은 산업용이 차지하고 있다”며 “버넥트도 이 점에 주목해 산업용 XR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XR 기술은 산업 현장에서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다. 스마트안경을 쓰면 장치 조립부터 운영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는 XR 매뉴얼 제작도 가능하다. 하 대표는 “실험 결과 처음 PC 조립을 해보는 사람도 스마트안경을 쓰면 4분 만에 끝냈다”며 “종이 매뉴얼을 봤을 때 10분 이상 걸린 것과 비교하면 생산성이 크게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훈련이나 교육에도 XR이 쓰이고 있다. 비용 문제로 실물 장비를 갖출 수 없는 상황에서도 실전에 가까운 훈련이 가능해 관심이 높다. 하 대표는 “공항공사는 가상의 조종석에서 조종 절차를 훈련하는 교육을 XR콘텐츠로 만들었다”며 “실물을 통해 교육을 하려면 30억 정도가 들어가는데, 가상으로 만들어서 그 비용을 10분의 1로 줄였다”고 전했다.
하 대표는 내년 애플의 XR기기 ‘애플비전프로’ 출시를 계기로 스마트안경 발전이 가속화되면 회사의 사업 성장세도 더 가팔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마트안경은 두 손이 자유롭기 때문에 가장 업무 효율이 높은 디바이스지만 800g에 달하는 무게로 확산이 더딘 상황이다. 그는 “현장에서 널리 쓰이려면 무게, 배터리, 화각 등의 과제를 풀어야 한다”며 “기술 발전에 따라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하 대표는 곧 모든 현실 속 사물에 디지털정보가 붙어있는 세상이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2007년 나온 애니메이션 전뇌코일에 미래에 대한 힌트가 보인다”고 했다. 스마트안경을 쓴 채로 특정 손동작을 하면 전화가 걸리는 건 기본이고 가상의 애완동물도 나올 것이란 전망이다. 또 모든 사물에 디지털정보가 연결돼 시선을 맞추면 담겨 있는 정보가 뜨고, 현실 공간에 붙어 있는 정보에 대한 해킹 시도도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도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연구실 단계이냐 상용화 단계이냐 정도의 차이”라며 “멀지 않은 미래에 현실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