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잔뜩 들어왔는데…게임 정책이 가로막아”

한국게임정책학회, ‘대한민국게임정책포럼’ 창립 세미나 개최
이재홍 전 게임학회장·게임물관리위원장, 포럼 창립 주도
4차산업서 게임 기대 크나 게임법 규제에 발목 잡혀
“제때 진흥 안 하면 때 놓쳐…정책적 고민 필요”
  • 등록 2022-02-25 오후 4:59:19

    수정 2022-02-25 오후 4:59:19

이재홍 한국게임정책학회장이 25일 대한민국게임정책포럼 창립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대호 기자)
[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한국게임정책학회(회장 이재홍)가 25일 서울 중구 CKL기업지원센터에서 ‘대한민국게임정책포럼 창립 세미나’를 개최했다. 코로나 시대의 게임산업 재도약을 위한 정책적 방향성을 모색하는 자리다.

이재홍 회장(숭실대 예술창작학부 교수)은 한국게임학회장과 게임물관리위원장을 지내는 등 업계에 오랜 기간 몸담은 대표적 학자다. 대한민국게임정책포럼 창립을 주도했다. 격변의 시기가 기회로 작용해 게임산업이 재도약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날 포럼 창립 행사엔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장, 김규철 게임물관리위원장, 정윤재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장, 김재하 한국메타버스학회장, 최요철 차세대융합콘텐츠산업협회, 서병문 전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원장 등 업계 주요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이 회장은 여러 참가자에게 연신 감사를 표하면서 “열심히 하겠다”며 복받치는 듯 창립 세미나 소감을 밝히면서도 현실 규제에 대한 뼈아픈 지적을 내놨다.

그는 정부 기관을 포함해 여러 이해관계자가 모인 자리에서도 “4차산업 융합을 게임 정책이 가로막고 있는 형국”이라고 강하게 발언했다. 게임과 긴밀한 관계에 놓인 메타버스가 블록체인 대체불가토큰(NFT·가상자산)과 융합해 발전 중이나 법 규제상 게임산업의 주도적 역할 자체가 막혀있는 까닭이다.

대한민국게임정책포럼 창립 세미나 참가자
현재 한국은 중국과 함께 대표적인 게임 규제 국가다. 문화콘텐츠 가운데 게임만 분리해 별도 규제 중이다. 문화상품권 환전으로 떠들썩했던 ‘바다이야기’ 여파이기도 하다. 게임에 NFT가 적용돼 외부 암호화폐와 연동 시 환전 가능성 때문에 등급분류 거부 또는 취소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게임과 메타버스의 경계가 불분명한 가운데 융합 시도 자체가 막혀버리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으로 눈 돌리는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도 고민이 적지 않다. 변화무쌍한 기술과 서비스 대비 법 규제가 미비해서다. 산업계 음지에서 NFT와 게임 코인을 상장하고 가격을 올린 뒤 급작스럽게 서비스를 중단하는 이른바 ‘코인 먹튀’를 대응하기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김규철 게임물관리위원장은 “NFT와 P2E(돈버는게임) 혼재가 되고 있고 위험한 요소도 보인다. 멀쩡한 소비자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김 위원장은 “포럼이 (중재) 역할을 해줄 것이라 본다”고 기대를 표했다.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두뇌 속 자원은 무한하다. 게임이 그 중심에서 길을 만들어갈 것”이라며 포럼의 길잡이 역할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재하 한국메타버스학회장은 “메타버스 시대에도 킬러콘텐츠가 게임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게임정책포럼과 적극 협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재홍 회장은 “물이 잔뜩 들어와 있고 노를 저을 때다. 제대로 진흥하지 않으면 때를 놓칠 것”이라며 정책 제언에 의지를 보였다.

한편 한국게임정책학회는 대한민국게임정책포럼을 한 해 최대 6차례에 걸쳐 개최할 계획이다. △게임산업의 현안 및 방향성 제시 △정부의 게임산업 육성정책 및 전략방안 제시 △메타버스 게임 문화 창출 △제작역량 강화 △법·제도 △인력양성 △이스포츠 등 분야에서 정책을 제안할 방침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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