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치 겨우 부합…올해 상고하저 예상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가 28조2857억위안(약 5020조원)으로 전년 대비 7.9% 증가했다고 15일 밝혔다. 시장 예상치인 7.2~8.1%에는 아슬하게 부합했지만 상단치에는 못미쳤다. 중국 차이신, 영국 로이터통신 등은 중국 2분기 성장률을 8.1%로 예측했고, 미국 블룸버그통신 전문가들은 8%로 전망했다. 일본 닛케이신문 전문가들은 7.7%로, 영국 투자은행 HSBC는 이보다 더 낮은 7.2%로 예측했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의 경제 성장이 2분기에 예상보다 더 느려졌다”며 “공식 발표 자료는 높아진 원자재 가격이 공장 활력을 저해하고 코로나19 확산이 소비 심리를 억눌렀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전기 대비로 계산하면 중국은 2분기 1.3% 성장했다. 이는 예상치인 1.2%를 소폭 웃돈다. 2년 평균을 따지면 5.5% 수준이다.
이로써 상반기 성장률은 12.7%로 집계됐다. 상반기 기준 2년 평균은 5.3%로 올해 중국의 경장성장률 목표인 6%를 밑돈다.
중국은 지난해 1분기 코로나19 영향으로 성장률이 마이너스(-) 6.8%까지 추락했고, 올해 1분기 기저효과로 18.3%를 기록해 30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2분기 성적은 전분기의 18.3%보다는 10%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중국 경제는 기저효과로 상반기에는 높고 하반기로 갈수록 낮아지는 ‘상고하저’(上高下低)의 특징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부양 카드 다시 꺼낼 수도
이날 함께 발표된 6월 경제지표들도 전월보다는 부진했다. 경제 성장이 전반적으로 느려지고 있는 모습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제조업 생산과 수출에 힘입은 최근 몇 달간의 가파른 브이(V) 모양의 회복이 정점에 달했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 큰 문제는 하반기다. 중국은 올해 초 빠른 성장 속이 예상되자 시장 유동성을 줄이면서 출구전략을 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전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경제회복이 예상보다 느려지고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 운송 지연 등도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바이든 행정부 이후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는 점도 걸림돌이다.
이에 따라 중국이 하반기에는 다시 부양책을 꺼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부터 금융기관의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여러가지 악재 속에 하반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더 느려질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중국이 정책을 전환하면 많은 국가들도 이를 고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은 지난해 주요 경제국 중 처음으로 록다운에서 벗어난 국가”이라며 “취약한 회복과 위기와 씨름하는 다른 경제국들이 중국의 성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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