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리아 정부, 화장장 건설해 대량학살 은폐" 비난

美국무부, 위성사진 공개…"상당한 熱源 감지"
나치와 견줄만한 '대학살' 맹비난
니키 헤일리 美유엔대사 "러시아 美와 함께해야" 촉구
인권단체 "화장장은 금시초문…추가 증거·자료 수집要"
  • 등록 2017-05-16 오후 12:04:08

    수정 2017-05-16 오후 12:04:08

미국 국무부가 15일(현지시간) 공개한 2013년과 2016년 시리아 새이드나야 군수용소 인근 대규모 화장장 위성사진. (사진=NYT 캡쳐)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이 시리아 정부가 대량 학살 은폐를 시도하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내전에 따른 죄수 수천명을 감옥에서 처형하고 이를 숨기기 위해 화장터에서 시신들을 소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이날 시리아 새이드나야 군수용소 인근의 대규모 화장장을 찍은 위성사진 여러 장을 공개하고 대량 학살을 숨기기 위해 지난 2013년 건설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성사진 내 새이드나야 수용소가 눈으로 덮여 있지만, 건물들 중 한 곳을 제외하고 내부에 상당한 열원(熱源)이 있다고 덧붙였다.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지난 7년 동안의 내전에서 수천명의 죄수들을 살해하고 시신을 매장해 인권단체 등의 비난을 받아 왔다. 이에 화장장을 건설해 시신을 소각, 대량 살상을 은폐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이에 독일 나치의 대량 학살과 견줄만한 범죄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20세기 인류에 대한 최악의 범죄다. 세계가 시리아 정권의 잔혹함을 알게 됐다. 이제는 러시아도 우리와 함께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튜어트 존스 미 국무부 중동지역 차관 대행은 “새이드나야에는 5명이 수감되는 곳에 70명이 수감돼 있으며, 하루에 50명씩 사망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시리아 정부의 잔혹행위에 큰 충격을 받았다. 모든 책임은 시리아 정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위성사진을 공개한 것은 국제사회가 시리아의 체제 변화에 압력을 행사하기를 희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화장터에 대한 주장은 유럽 내 여러 시리아 관련 소송을 통해 처음으로 제기됐다. 새이드나야 수용소를 특정한 것은 아니지만 소송 과정에서 수많은 증인들이 수용소 및 군부대 인근에서 머리카락을 태우는 듯한 불쾌한 냄새가 났다고 증언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제프리 모크 중동 전문가는 미국의 주장에 적잖이 놀라면서도, 위성사진이 대량 학살의 결정적인 증거가 되려면 더 많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지난 2월 새이드나야 수용소에서 대규모 처형이 있었다는 다른 세부 증거들을 제시했으나 화장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었다. 2011년부터 시리아의 잔혹 행위에 대한 증거를 수집하고 있는 파울로 핀헤이로 유엔 시리아 조사위원회 위원장도 “화장터에 대한 어떤 정보도 없다”고 밝혔다.

한편 시리아 야당 지지자들 일부는 미국이 오랜 기간 위성사진을 가지고 있었다면 왜 이제서야 공개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으며, 다른 일부는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가 사진을 공개하지 않았다며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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