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불량배 걱정말고 신고하세요"…한달간 폭력배 1102명 검거

주취폭력·생활폭력·조직폭력…식대·금품 갈취 및 영업방해 일삼아
원할한 신고 위해 '경미범죄 면책제도' 적극 시행
노래방 주류제공·미신고 식당영업 등 전과없으면 불입건
  • 등록 2017-03-07 오후 12:00:00

    수정 2017-03-07 오후 12:00:00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고등학교 동창인 A(45)씨를 감금하고 흉기로 위협해 50억원을 빼앗은 혐의(특수강도)로 유모(45)씨를 지난달 12일 구속했다. 유씨는 A씨가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하며 거액을 벌었다는 사실을 알고 공범인 강모(39)씨·오모(39)씨와 함께 범행을 저질렀다. 유씨 일당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인 A씨가 신고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A씨가 일부 처벌을 감수하고 신고한 덕분에 경찰이 범인들을 잡을 수 있었다. A씨는 도박개장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청 형사과는 지난 2월 7일부터 약 1개월간 ‘생활주변 폭력배 특별단속’을 실시해 1568건을 적발, 1102명을 검거하고 221명을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유형별로는 주취폭력이 575명 검거·124명 구속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기타 생활주변폭력이 292명 검거·50명 구속 △조직폭력이 235명 검거·47명 구속 등이다.

주취폭력과 기타 생활주변폭력에선 폭력행위 32.9%, 업무방해 26.3%, 무전취식 12.6%, 갈취 9.6%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조직폭력의 경우 폭력행위가 60.4%로 가장 많았다. 이어 마약류 사범 6.4%, 갈취 4.7%, 사행성 영업 3% 등이다.

경찰은 “생활주변 폭력배는 대부분 폭행과 협박으로 식대와 술값, 금품을 갈취하거나 이 과정에서 위력으로 영업을 방해하는 행위를 일삼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찰은 이와 관련, 불법영업 운영자들은 피해를 입어도 본인의 위법행위 때문에 쉽게 신고하지 못하는 감안해 가벼운 불법행위는 형사 및 행정 책임을 면제해주는 ‘경미범죄 면책제도’를 적극 시행키로 했다.

생활주변 폭력배의 피해자가 수사기관에 신고하거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준법서약서를 작성하면 ‘피해자 면책 심의위원회’ 심사를 거쳐 동종전과가 없는 경우 경찰 수사단계에서 불입건한다. 또 지방자치단체에 업태 위반을 통보하지도 않는다. 동종전과가 있어도 검찰에서 ‘준법서약서 조건부 기소유예’ 조치를 하고 경찰은 지자체에 행정처분 면제를 요청키로 했다.

주요 면책대상은 노래방 주류제공 및 도우미 고용, 숙박업소에서 미성년자 인식미약 상태의 혼숙행위, 일반식당의 미신고 영업행위, 무면허 미용시술 행위 등이다. 반면 성매매 등 불법행위 목적으로 업소를 설립했거나 기업형의 조직적 불법영업 및 수익탈세 등 불법행위를 중복으로 한 경우, 불법행위로 피해자에게 중상해 이상을 가한 사례 등은 면책대상에서 제외한다.

경찰은 생활주변 폭력배의 보복 및 재범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피해자와 경찰간 핫라인 구축 △신변보호제도 실시 등 피해자 보호활동도 병행한다.

원경환 경찰청 수사국장은 “과거 불법행위에 약점 잡혀 있으면 피해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형사 및 행정처분을 우려해 피해 신고나 진술을 하지 못했던 피해자들이 적극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경찰 ‘생활주변 폭력배 특별단속’ 결과. (자료=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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