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서 3000억원 인터넷 도박사이트 운영일당 검거

회원 돈으로 배당 많은 다른 도박사이트에 재배팅
수사망 피하려 입급계좌 수시 변경·대포통장 37개 사용
부당이득 21억 재배팅해 날려…警, 재배팅 사이트 운영자 추적
  • 등록 2016-10-18 오후 3:04:00

    수정 2016-10-18 오후 3:04:00

서울 영등포경찰서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해외에 서버를 두고 판돈 수천억원 규모의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던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및 도박개장 혐의 등으로 도박사이트 총책 양모(38)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직원 이모(32)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양씨는 마약을 투여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도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양씨 등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중국 다롄에 서버를 두고 경기 고양시 일산과 중국 칭다오에서 총 3000억원대 규모의 온라인 도박사이트 3곳을 운영해 21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도박사이트에서 운영하는 게임을 직접 실행하지 않고 회원들에게 돈을 받은 뒤 이들이 운영하는 게임과 내용이 동일하고 배당은 2배로 되는 B도박사이트의 게임에 돈을 걸었다. B도박사이트의 게임이 이들이 운영하는 사이트의 도박 게임과 내용이 완전히 같아 배팅에 실패할 가능성이 낮았던데다 돈을 걸어 얻을 수 있는 수익금도 훨씬 높았기 때문이다.

양씨 등은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점조직 형태로 이들 사이트를 운영했고 수시로 사이트 주소와 도박자금 입금계좌 등을 바꿨다. 또 거액이 한 통장에서 입금 및 출금돼 금융당국이 범행에 사용하는 통장으로 의심할까봐 대포통장 37개를 구입해 운영계좌로 사용했다.

그러나 이들은 범행으로 번 수익금을 B도박사이트에 다시 투자하거나 생활비로 사용해 대부분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경찰조사에서 “예기치 않게 B도박사이트에서 결과물 조작이 일어나 수익금을 탕진했다”며 “자신들 역시 피해자”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범인 양씨는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지자 불안감을 떨쳐내기 위해 필로폰까지 투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양씨는 부산 해운대에서 검거될 때 필로폰 0.03g을 투약한 상태였고 그의 소지품에서 필로폰 1.6g(54회 투약분량)이 발견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는 결과 조작이 가능한 비정상적인 경우가 많으니 절대로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찰은 양씨 등이 평소 재배팅을 해왔던 B도박사이트 운영자들을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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