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룸버그에 따르면 310억달러(약 40조8000억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영국 투자사 러퍼는 10년 이상 운영해온 홍콩 사무소를 최근 폐쇄했다. 러퍼 측은 “서구 자본이 중국을 외면하기 시작했다”면서 “‘제로 코로나’의 끝은 보이지 않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돌아오는 것을 볼 때 지금은 중국 시장을 제쳐두고 생각하는 것이 더 쉽다”고 말했다.
펀드 정보업체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리서치(EPFR)는 이달 보고서에서 세계 신흥국 주식형 펀드의 중국 비중이 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지적했으며, 지난 5월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 크레인 펀드 어드바이저 고객 설명회에 참석한 고객들은 중국에 투자할 자신이 없다고 반발했다.
중국을 대신해 한국 등 여타 신흥국에 눈을 돌리는 이들도 있었다. 블룸버그는 씨티그룹 이달 보고서를 인용해 런던 등 국제 금융 시장의 중국에 대한 관심도가 “놀랍게도 낮은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고객들은 이제 오히려 한국, 인도 등에 더 초점을 맞춘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인 칼라일 그룹도 85억달러(약 11조2000억원) 규모의 아시아 투자 펀드에서 중국 비중을 평소 보다 줄이고 대신 한국·동남아·호주·인도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홍콩 템플턴 글로벌 에퀴티 그룹의 페르디난드 추크 펀드 매니저는 “중국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떨어졌다고는 말할 수 없다”면서도 “요즘 투자자들은 정책과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적절한 기회를 원하는 만큼 더욱 신중해졌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본토 증시 대표 지수인 CSI 300은 17개월 전 고점에서 27% 떨어져 미국의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보다 26%포인트 뒤처져 있다. 위안화 약세 등으로 인해 중국의 하이일드(투기등급) 달러화 채권 투자자들은 연초 대비 34%의 손실을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