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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KB경영연구소가 국토교통부 자료를 분석해 전세가격분위별 임대거래형태 비중을 살펴본 결과 고가 임대주택에 해당하는 상위 3구간(30%)에서 2020년 대비 2022년 1분기 반전세 거래 비중이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전세가 1분위(2022년 1분기 기준 4.1억~4.5억 원 이상)는 전세거래가 15.3%p 감소한 반면 반전세는 8.8%포인트(p) 증가하며 가격분위 중 가장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어 전세가 2분위(3억~3.3억원 이상)의 반전세 거래는 6.4%p 증가했으며 3분위(2.5억~2.6억원 이상)는 2.8%p 증가했다. 이에 반해 전세가 4분위~10분위는 반전세 비중이 모두 감소했다.
고가 임대주택 비중이 높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의 경우 상위 40%까지 반전세 거래 비중이 증가했다. 전세가 1분위(2022년 1분기 기준 6.8억~7.3억 원 이상)는 전세거래가 18.6%p 감소한 반면, 반전세는 13.4%p 증가했다. 전세가 2분위(5.1억~5.5억원 이상), 3분위(4.3억~4.5억원 이상), 4분위(3.7억~3.8억원 이상)도 전세거래는 감소한 반면 반전세와 월세는 증가 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고가 주택 거주자는 보유한 주택을 임대하고 자녀 교육 등의 이유로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은데, 6.17 대책으로 전세 대출을 통한 자금 조달이 불가능해 지면서 반전세로 많이 전환됐다”며 “무주택자로 전세 주택 등에 거주하면서 분양권을 취득한 경우에도 기존 전세 대출 기한 연장과 대출 확대가 불가능해지면서 현 거주지 임대 조건을 반전세 등으로 전환한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전월세 전환율<전세대출금리…“월세화 가속될 것”
특히 현재 4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금리 상단은 5%를 넘어가고 있는 반면 한국부동산원 기준 지난 4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전환율은 4.2% 수준이라 대출을 더 받는 것보다 월세를 내는 것이 임차인들에게 더 저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 시장의 거래절벽으로 매매가격과 전세 가격 급등이 일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돼 새롭게 계약을 진행하려는 임차인은 이자부담을 줄이고자 반전세나 월세로 계약을 선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대인의 월세를 선호 경향도 월세화를 부추기고 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부동산세금 부담이 증가하면서 집주인들이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월세를 선택하고 있다”며 “또 임대차 3법으로 전세계약을 할 경우 계약기간이 길어지는데, 월세계약으로 진행할 경우 계약을 보다 빠르게 해지·변경하려는 수요가 많아 임대기간의 장기화를 방지하는 데 효과가 있어 임대인의 선호도가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