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씨 가문과 '동업' 끝낸 최윤범…"반드시 이길 것" 전방위 반격

영풍과 특별관계자 해소…대항 공개매수 채비
최윤범 "MBK·영풍에 대항해 이기는 방법 찾아"
17일 日 당일치기 방문…글로벌 펀드들과 미팅
단기간 내 조단위 자금 조달 여부가 최대 관건
70만 4000원으로 폭등한 고려아연 주가 '변수'
  • 등록 2024-09-19 오후 4:19:40

    수정 2024-09-19 오후 7:08:36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의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를 통한 경영권 확보 시도에 맞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대항 공개매수 맞불 작업에 들어간 가운데, 과연 최 회장이 단기간 내 수조원의 자금확보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가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9일 최윤범 회장은 고려아연 주식과 관련해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공시하고 장씨 가문과의 ‘특별관계 해소’를 알렸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의 특별관계자 수는 기존 63명에서 48명으로 줄었으며 특별관계인의 보유 주식 지분율도 48.78%에서 15.65%로 감소했다.

이번 공시는 75년간 이어져 온 장씨 가문과 최씨 가문의 동업 관계가 공식적으로 종결됐다는 것은 물론, 양측 간에 특별관계자 신분도 해소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본시장법 제140조는 ‘공개매수자(특별관계자 포함)는 공개매수공고일부터 그 매수기간이 종료하는 날까지 공개매수에 의하지 않는 매수등을 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최 회장이 대항 공개매수에 나설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최소한 이를 위한 법적 걸림돌은 없앤 것이다.

영풍 장형진 고문(왼쪽)과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사진=각사 제공)
최 회장은 이날 공개서한을 통해 “온 힘을 다해 MBK의 공개매수를 저지할 것이며 이 싸움에서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말하며 공개매수 등을 포함한 반격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에둘러 나타냈다. 다만 고려아연 측은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계열사를 활용한 지분 확대 계획은 아직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관건은 자금 확보 가능 여부다. 최 회장이 대항 공개매수에 나설 경우 MBK 측이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66만원)보다 더 높은 가격과 더 많은 물량(최소 144만5036주)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자금 확보와 관련해서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해외 기업이나 사모펀드 포섭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만약 자금 확보에만 성공한다면 최 회장은 MBK의 공격으로부터 경영권을 지킬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 회장이 공개서한에서 “추석연휴 시작한 시점부터 온전히 집중해 그들(MBK)의 허점과 실수를 파악하고 대항해 이기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었다”며 “외국 회사들과 소통하는 데에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밝힌 것도 이미 대책을 마련한 것이라는 추측에 힘을 싣고 있다. 실제로 최 회장은 지난 17일 추석연휴 기간 일본 도쿄로 출국해 해외 협력사 등 글로벌 기업들과 미팅을 갖고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최 회장 측이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지 여부다. 이날 기자간담회를 실시한 김광일 MBK 부회장은 “대항 공개매수에는 MBK보다 가격과 물량에서 앞서야 하고 조 단위 자금이 들어간다”라며 “이론상은 가능하지만 얼마나 가능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공개매수 실시 이후 고려아연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것은 변수다. 19일 고려아연 1주당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5.71% 오른 70만4000원에 마감했다. 이는 MBK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보다 6.7% 높은 수준이다. 공개매수를 시작한 MBK에게도 매수가를 높여야 하는 압박이 생긴 것이다. 다만 김 부회장은 이날 공개매수 가격을 인상할 계획은 없냐는 질문에 “기관 투자자들이 공개매수에 주로 응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기관 투자자들 상대로는 현재 가격이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고려아연 노조 역시 공개매수와 관련한 성명을 내고 “약탈적 공개매수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노조 조합원 70여명은 이날 서울 종로구 MBK파트너스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공개매수 시도를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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