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브랜드 ‘e편한세상’으로 유명한 건설사인 대림산업이 발전사업을 중심에 둔 글로벌 디벨로퍼(부동산 개발업체)로서의 변신을 선언한 이유다.
‘2014 이데일리 건설산업대상’ SOC(사회기반시설) 부문 종합대상 수상작으로 대림산업의 ‘포천 복합 화력발전소’가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올해로 창사 75년을 맞은 전통의 대림산업이 그룹 전체의 미래 먹거리를 위해 처음으로 대형 에너지 발전시설 사업에 뛰어든 과감성을 높이 평가했다.
사업비 ‘1조2300억’ 수도권 최대 규모 발전소 준공
포천 복합 화력발전소는 액화천연가스(LNG)를 원료로 사용하는 780㎿(메가와트)급 발전기 2기로 이뤄진 수도권 최대 규모의 발전소다. 경기 포천시 창수면에서 2011년 9월에 착공해 3년여에 걸친 공사와 시험 운전을 거쳐 올해 8월 1·2호기가 모두 완공됐다. 설계 수명만 30년이다. 김동수 대림산업 사장은 “이 사업이 그룹의 발전·석유 화학 역량을 살려 글로벌 디벨로퍼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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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빈 3기가 1560MW 생산… 수도권 50만가구 사용
포천 복합 화력발전소의 전력 생산량은 총 1560㎿에 이른다. 약 50만가구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가스와 스팀 터빈을 동시에 사용하는 복합 발전 시스템이 높은 생산성의 배경이다. 포천 화력발전소는 가스 터빈 2기에서 천연가스를 태워 발생하는 열을 바탕으로 1차로 전기를 생산한다. 이후 가스 터빈에서 배출되는 고온의 배기가스를 활용해 스팀 터빈을 구동, 2차로 전기를 추가 생산한다. 발전소 건설을 담당한 이동철 대림산업 상무는 “이런 특수성 때문에 일반 석탄 화력발전소보다 에너지 효율이 약 11% 정도 높다”고 설명했다.
대림산업이 강조하는 것은 이 뿐만 아니다. 이 발전소는 청정에너지로 각광받는 액화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한다. 오폐수 처리 설비와 질소 산화물 저감 설비 등 발전소에 갖춰진 다양한 환경 오염 완충시설은 온실 가스와 공해 물질 배출을 줄이려는 노력의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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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의 신사업 진출은 국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호주 퀸즐랜드 밀머랜 석탄 화력발전소 지분을 인수했다. 해외 IPP시장에도 본격 뛰어든 것이다. 네팔에서는 수력발전소 사업을 진행 중이다. 파키스탄 정부와도 500㎿급 수력발전소 건설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이 프로젝트는 민·관 공동 개발 방식으로 2016년 공사에 착수한다. 이 같은 행보는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급격히 팽창하는 전력 소비를 감당하기 위해 대규모 발전소 공사 발주가 이어질 것에 대비한 포석이다.
대림그룹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토탈 솔루션(Total Solution) 사업자다. 단순 EPC를 넘어 프로젝트 발굴과 기획, 지분 투자, 금융 조달은 물론 건설, 운영, 관리까지 전 프로세스를 아우르겠다는 의미다.
김 사장은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 속에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될 것을 고려해 기존 강점을 살리고 신사업 모델을 적극 육성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라며 “건설업에 집중된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민자 발전·석유 화학 등 제조업 분야로 확대·재편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