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식 삼성 부사장 "'AI 필수템' 차세대 D램, 3가지 개발 과제는…"

[2024 반도체공학회 하계학술대회]
유창식 삼성전자 DS 선행개발팀장 발표
HBM처럼 쌓는 3D D램…25년 샘플 공개
"고성능·저전력…데이터센터에 필요"
  • 등록 2024-07-16 오후 4:47:51

    수정 2024-07-16 오후 6:57:41

[부산=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앞으로 D램을 점점 작게 만드는 동시에 저항을 줄여야 하고 전력 소모량도 줄여야 합니다. 수직으로 쌓는 ‘3D D램’으로 구현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에서 차세대 D램을 연구하는 유창식 선행개발팀장 부사장은 D램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3D D램은 데이터 저장 공간인 셀을 현행 수평 구조에서 수직으로 세워 쌓는 방식이다. 단위 면적당 용량을 크게 키울 수 있는 데다 데이터 처리 속도까지 빨라져 인공지능(AI) 시대 ‘필수템’으로 불린다.

유창식 삼성전자 DS 선행개발팀장 부사장이 16일 부산 윈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024 반도체공학회 하계학술대회’에 참석해 ‘더 나은 삶을 위한 D램’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D램’ 서버 비용 비중↑…3D D램 개발 중요

유 부사장은 16일 부산 윈덤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2024 반도체공학회 하계학술대회’에 참석해 ‘더 나은 삶을 위한 D램’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번 행사는 AI 기술 급부상과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개편 여파로 격동의 시기를 보내는 업계를 대상으로 국내외 최신 반도체 기술과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유 부사장은 본회의 세션에서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서 “데이터센터에서 가장 많이 쓰는 중앙처리장치(CPU)가 인텔의 4세대 제온 프로세서 ‘사파이어 래피즈’다. 총 서버 비용 중 D램은 37.5%에 달한다”며 “어마어마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모리는 52.2%, 낸드플래시는 14.7%를 각각 차지했다.

메모리 업계는 D램에 고난이도 기술이 요구되면서 성능 한계를 뛰어넘을 차세대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유 부사장은 차세대 D램 개발의 3가지 과제로 △고용량(Capacity) △고대역폭(high bandwidth) △저전력(low power) 등을 꼽았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대형 고객사들은 큰 용량으로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빠른 속도의 D램을 원한다. 여기에 적은 전력 소모량도 필수다

그는 “한 공간에 의자 간격을 좁게 하는 것처럼 동일한 면적에 많은 셀을 넣는 게 중요하다”며 “문제는 2010년까지 매년 비트 밀도(Bit Density)가 15%씩 증가하다가 2010년 이후부터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마이크론 모두 비트 밀도를 줄이는 비중이 감소하기 시작한다. 그만큼 더 작게 만드는 게 어려워진 것”이라고 짚었다.

유창식 삼성전자 DS 선행개발팀장 부사장이 16일 부산 윈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024 반도체공학회 하계학술대회’에 참석해 ‘더 나은 삶을 위한 D램’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HBM처럼 쌓는 ‘3D D램’…“로드맵대로 순항”

유 부사장은 난제를 해결할 차세대 메모리 기술로 3D D램을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수직 채널 트랜지스터(VCT) 기술을 활용한 초기 버전의 3D D램을 내년에 선보이고 셀을 쌓은 ‘적층 3D D램’을 2030년께 공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계획대로 3D D램을 내놓는다면 메모리 시장에 큰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유 부사장은 발표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내년에 4F스퀘어 초기 샘플을 볼 수 있는지’ 묻는 질문에 “잘 개발하고 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4F스퀘어에서 3D D램으로 나아가는 방향에 대해 그는 “나머지 회사도 다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다.

문제는 ‘저전력’이다. 전 세계 데이터센터 수는 2021년 대비 올해 두 배 늘었다. 유 부사장은 “이렇게 많은 데이터센터가 쓰는 전력량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쓰는 전력량보다 많다”며 “서버 전력량 중 메모리가 14%를 차지하는데, 발열을 잡기 위한 팬(선풍기)이 4%다. 둘을 합치면 18%로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력 문제가 굉장히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량, 고대역폭을 구현하면 발열을 잡기 위한 팬을 돌려야 하는 탓에 전력량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이날 대만 미디어텍과 업계 최고 속도인 10.7Gbps LPDDR5X D램 동작 검증을 완료했다고 밝히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소비 전력은 속도와 같이 이전 세대 대비 25% 이상 개선되면서 저전력·고성능을 구현했다.

유 부사장은 또 “1b D램은 차질없이 양산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삼성전자가 발표한 메모리 로드맵에서 일정이 밀린 부분은 전혀 없다”고 했다. 그는 아울러 삼성전자가 그동안 우위를 지켜온 D램에서도 최근 ‘초격차’가 흔들린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삼성은 언제나 초격차였다”며 “앞으로도 초격차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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