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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 입장에선 높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현상인지 판단하기 어려워 향후 투자 방향을 정하는데 신중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위험자산 회피 현상으로 이어지며 가치주, 암호화폐 및 금 등으로 투자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미 노동부가 10일(현지시간) 공개한 10월 CPI는 전년동월대비 6.2%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5.9%를 웃돌아 6%대를 넘어섰다. 미국의 CPI 수치가 6%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 1990년 12월 6.3%를 기록한 이후 31년 만에 처음이다. 전월대비 CPI 상승률도 0.9%로 나타나 역시 월가 전망치인 0.6%를 상회했다.
미 금융시장에선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더 빨리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고, 투자자들 사이에서 위험자산 회피하려는 심리가 강해졌다. 이는 미 금융시장에서 나타난 다양한 자산 가격 변동에서 확인된다.
제임스 나이틀리 ING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우려로 경기부양을 지속할 타당성이 약해지고 있다”며 연준의 대응을 요구하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기존 전망보다 3개월정도 빠른 2022년 1분기 내 테이퍼링 일정이 합의되고, 적어도 내년 말까지 0.25%포인트 정도의 금리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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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10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 12월물 가격은 전일대비 1% 상승한 온스당 1850.85달러로 마감해 5개월래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달러화 가치가 상승했음에도 금 선물 가격이 올랐다는 것은 투자자들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공포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암호화폐 외에도 가치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메들리 글로벌 어드바이저의 벤 에몬스 글로벌 매크로 전략가는 “궁극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은 CPI가 5% 이상 상승하더라도 가격 결정력을 유지할 수 있는 저평가된 주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