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공포, 위험회피 심리 자극…"암호화폐·금 등으로 자금이동"

인플레發 공포에 기술주 폭락·美국채 투매·달러 급등
연준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위험자산 회피 심리 강화
헤지 위해 비트코인·금·가치주 등으로 투자자금 이동
  • 등록 2021-11-11 오후 5:02:25

    수정 2021-11-11 오후 5:02:25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1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이면서 위험 헤지 수단으로 암호화폐가 부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 보도했다.

투자자들 입장에선 높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현상인지 판단하기 어려워 향후 투자 방향을 정하는데 신중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위험자산 회피 현상으로 이어지며 가치주, 암호화폐 및 금 등으로 투자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미 노동부가 10일(현지시간) 공개한 10월 CPI는 전년동월대비 6.2%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5.9%를 웃돌아 6%대를 넘어섰다. 미국의 CPI 수치가 6%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 1990년 12월 6.3%를 기록한 이후 31년 만에 처음이다. 전월대비 CPI 상승률도 0.9%로 나타나 역시 월가 전망치인 0.6%를 상회했다.

미 금융시장에선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더 빨리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고, 투자자들 사이에서 위험자산 회피하려는 심리가 강해졌다. 이는 미 금융시장에서 나타난 다양한 자산 가격 변동에서 확인된다.

10일 미국 채권시장에선 미 국채 투매 현상이 벌어졌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0.13%포인트 오른 1.55%로 거래를 마쳤다. 1년여 만에 최대 상승폭으로, 투자자들이 연준이 금리 인상을 서두를 것으로 판단한 결과다. 인플레이션은 채권이 약속한 고정금리의 구매력을 약화시킨다. 이에 따라 장기물과 단기물 금리차가 좁아졌고 달러화 가치도 치솟았다. 미국의 장기성장이 꺾일 것이라고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의미다.

제임스 나이틀리 ING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우려로 경기부양을 지속할 타당성이 약해지고 있다”며 연준의 대응을 요구하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기존 전망보다 3개월정도 빠른 2022년 1분기 내 테이퍼링 일정이 합의되고, 적어도 내년 말까지 0.25%포인트 정도의 금리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AFP)
자연스럽게 투자 자금은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 페퍼스톤 파이낸셜의 연구 책임자인 크리스 웨스턴은 “투자자들은 지난 며칠 동안 인플레이션 위험을 회피하고 싶게 만드는 많은 정보들을 목격했다”며 “비트코인이 잘 나가고 있다. 암호화폐는 헤지 역할을 잘 해냈다. 금 역시 달러화 강세와 함께 상승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위험을 회피하려는 수요가 암호화폐와 금 등의 자산으로 이동했다는 얘기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번 주 6만 9000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시간으로 오후 4시 50분 현재 6만 5000달러 선에서 등락하고 있다.

또 10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 12월물 가격은 전일대비 1% 상승한 온스당 1850.85달러로 마감해 5개월래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달러화 가치가 상승했음에도 금 선물 가격이 올랐다는 것은 투자자들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공포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암호화폐 외에도 가치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메들리 글로벌 어드바이저의 벤 에몬스 글로벌 매크로 전략가는 “궁극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은 CPI가 5% 이상 상승하더라도 가격 결정력을 유지할 수 있는 저평가된 주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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