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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회장은 2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정부가 주최한 행사 ‘더 퓨처 EV 에코시스템 포 인도네시아’(The Future EV Ecosystem for Indonesia)에 참석해 현대차그룹의 미래 비전을 설명하고 인도네시아 정부와 협력 방안 등을 밝혔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터내셔널 엑스포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미래 전기차 로드맵과 친환경 정책을 공개하는 자리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주요 부처 장관들과 박태성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 등이 참석했다.
정 회장은 이번 행사에서 “현대차그룹은 고객의 시간을 더 가치 있게 만들고 인류의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을 실현하고자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 전기차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관련 산업이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충전 인프라 개발과 폐 배터리 활용 기술 분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지 파트너사들과 협력, 기술 육성 지원 등 다양한 협력 프로그램과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인도네시아와 함께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델타마스 생산공장과 멀지 않은 카라와 산업단지에 LG에너지솔루션과 1조2000억원을 투자해 합작한 배터리셀 공장도 착공했다. 합작 공장은 2024년 양산에 들어가 LG에너지솔루션의 신기술을 적용한 고성능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조성의 양극재(NCMA) 배터리셀을 생산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인도네시아의 수소사회 구현을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가 함께 할 것도 제안했다. 신재생에너지 잠재력이 풍부한 인도네시아와 수소 활용의 선도 기업인 현대차그룹이 수소 생태계 구축에 힘을 모은다면 미래 세대에 깨끗하고 지속 가능한 환경을 돌려줄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다. 정 회장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행정수도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미래 사업에도 현대차그룹이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전기차 산업 부흥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60만대를 생산할 방침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또 2050년부터는 전기차에 한해서만 차량 판매를 허용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는 베트남, 태국 등과 함께 신남방국가 아세안무역협정(AFTA)을 체결해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해 회원국에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동남아시장으로 영토를 확장하기에 좋은 여건이 조성돼 있는 셈이다. 인도네시아가 전 세계 니켈 매장량의 20%를 보유하고 있는데다 망간과 코발트 등의 배터리 원료물질을 생산하는 점도 이점이다.
정 회장은 인도네시아 외에도 미국 등을 방문하며 광폭 현장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4월과 6월, 최근까지 미국 현지 판매법인과 생산공장 등을 잇따라 방문해 직접 현장을 챙겼다. 바이든 정부가 그린 뉴딜과 바이 아메리칸(미국제품 구매 전략) 정책을 실행 중인데다 전 세계적인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정책 시행 이후 급변하는 자동차시장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현대차는 지난 5월 2025년까지 전기차 현지 생산 등 미국 시장에 8조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자동차시장은 일본 브랜드가 96%를 독점하고 있지만 전기차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강자가 없는 상태”라며 “자동차보급률도 1000명당 102대로 낮은 수준이어서 시장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회장 취임 1주년을 맞이한 정 회장이 코로나19 팬데믹에도 직접 생산 현장을 챙기며 총수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모습”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