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이재용 삼성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 구조를 갖고 있어 이 회장 삼성생명 지분 향방에 따라 지배구조 변화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대주주변경 3개월 추가 연장 시한 끝나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고(故) 이건희 회장의 유족들은 삼성생명 최대주주 지분 소유변경 신청을 이날 자정까지 완료해야 한다. 26일 오후 3시 현재까지 금융위원회에 들어온 신청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속세 자진신고ㆍ납부 시한도 별세 후 6개월이기 때문에 이달 모든 신청이 완료돼야 한다.
이 회장의 사망일자는 지난해 10월 26일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시행령(지배구조법)에 따르면 기존 주주 사망일로부터 3개월 안에 변경 신고를 해야 한다. 하지만 유족들은 상속세 등에 대한 구조적 문제들을 이유로 추가로 3개월 연장신청을 했다. 지배구조법에서는 ‘불가피한 사유가 있으면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3개월의 범위에서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기재돼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열린 정례회의를 통해 ‘홍라희 등 3인에 대한 삼성생명 대주주 변경승인 신청기간 연장 승인안’을 의결했다. 연장신청을 한 3인은 고 이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과 자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다.
하지만 재계 안팎에서는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이 이 회장의 주식 상당수를 물려받아 삼성전자 지배력을 높이는 방법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삼성은 현재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을 17.33% 보유한 최대주주지만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보유 지분은 각각 0.06%와 0.7%로 미미하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대부분 지분을 상속받고 이중 삼성생명 지분을 일부 매각해 상속세를 내는 방안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삼성생명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삼성물산이 삼성생명 지분을 19.34%나 가지고 있어 지배력을 유지하는데 큰 타격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재계에서는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물려받아 삼성물산이 상속세를 내는 방안도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 경우 유족들이 내야 할 상속세 규모가 상당수 축소되게 된다.
이 부회장 삼성생명 대주주...‘심사 무리 없을 듯’
금융업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생명 지분을 모두 승계받아도 대주주적격심사는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이 부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횡령)으로 수감 생활 중이지만, 이 건은 적격성 심사 결격사유는 아니기 때문이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은 최초 대주주 적격심사 승인 대상에는 포함되지만, 이후 2년마다 받는 심사에서는 포함되지 않는다.
특히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정에서 외부감사법,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으나, 두 회사의 합병이 금융회사지배구조법 시행일인 2016년 8월 이전인 2015년 9월이기 때문에 이 또한 결격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경우 이미 대주주로 등극 돼 있기 때문에 최초 승인 심사에서 보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아직 신청 전이기 때문에 확답하긴 어렵지만 특별한 결격사유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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