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발병여부를 얄려주는 새로운 '표지자 분석 기술' 개발

간암 표지자 ‘AFP-L3’ 분석 기술 개발 ... 현재 이용되는 일본 장비에 비해 민감도 30% 높아
  • 등록 2018-06-18 오후 2:05:39

    수정 2018-06-18 오후 2:05:39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국내 연구진이 간암 발병 가능성을 알려주는 혈액 내 간암 표지자의 새로운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간암 표지자인 ‘AFP-L3’의 측정 민감도를 30% 이상 향상시킨 혁신적인 방법으로, 간암의 조기 진단과 생존율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18일 서울의대 의공학교실 김영수, 내과학교실 윤정환 교수팀은 이같은 연구결과를 임상화학 분야 학술지인 ‘미국임상화학회 임상화학(Clinical Chemistry)’최근호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AFP-L3’는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한 간암 표지자다. 간암 진단에 높은 정확성을 보여주지만, 또 다른 표지자인 ‘AFP’에 비해 분석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현재 AFP-L3는 ‘항원항체 반응 및 액상결합분석’을 이용하는 일본 와코(WAKO)사의 ‘μTAS’란 장비에 의해 독점적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 연구팀이 개발한 ‘질량분석기 다중반응검지법’은 질량분석기에 의해 표지자의 고유 질량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은 표지자의 종류에 따라 새로운 항체 분석법을 개발해야 하고, 각 실험실의 분석 오차가 존재하는 기존의 방식(항원항체 반응 및 액상결합분석)에 비해, 한 번에 여러 표지자를 분석할 수 있고 검사의 정확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서울대병원에서 수집한 총 400례의 간암, 간경화, 간염 혈액 시료를 대상으로, 기존과 새롭게 개발된 분석 기술의 성능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질량분석기 다중반응검지법은 μTAS보다 민감도가 높아, 결과적으로 30% 이상 많은 환자에서 정확한 간암 진단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간암 사망률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5년 상대생존율도 평균 30% 내외에 그쳐, 여전히 다른 암에 비해 낮다.

간암 환자의 약 40%는 치료가 어려운 중간 병기 이상의 상태에서 발견된다. 현재로선 만성 간염을 앓았거나 간경변이 있는 간암 고위험군은 간암표지자 검사를 통해 조기에 암을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최선이다.

AFP-L3 검사는 이미 임상적 가치가 증명된 간암 표지자 검사다. 따라서 이번에 개발된 기술이 신의료기술 평가를 통과한다면 모든 진단검사실에서 임상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2편의 국내 특허와 1편의 미국 특허가 등록됐으며, 유럽 특허 출원도 진행 중이다.

김영수 교수는 “새 분석 기술을 이용하면 한 번의 분석으로 간암 표지자를 비롯해 동시에 300개 이상의 암 표지자를 측정할 수 있다”며 “이 기술을 활용한 의료기술과 진단 장비 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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