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하나은행이 오는 16일부터 셋방살이를 시작한다. 서울 을지로 본점이 재건축에 들어가면서 16일부터 GS그랑서울(Gran Seoul)로 이전을 시작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GS그랑서울은 GS건설이 시공을 맡은 프라임급 오피스로, 옛 한일관 자리(종로구 청진동 119-1번지)에 있다.
| ▲GS그랑서울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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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이전 부서는 PB사업본부이며 이전에 걸리는 기간은 1개월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하나은행 을지로 본점에는 1200여명의 직원과 리테일영업추진부, 심사부, 리스크관리부, 검사부, 고객정보보호부,금융소비자보호부 등의 부서가 있다. 하나은행은 그랑서울 건물중 7개 층을 재건축이 완료되는 2017년 6월까지 3년 간 사용할 계획이다.
하나은행 임직원들은 그랑서울 터가 좋다는 점에서 이번 본점 이전으로 조직 분위기가 쇄신되기를 바라는 모습이다. 최근 김종준 행장 중징계, KT ENS 사기대출 사건 등으로 바람잘날이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 그랑서울 앞은 조선시대 운종가(雲從街)의 옛 흔적이 남아 있다. 운종가는 시전이 설치돼 수많은 점포가 즐비하게 들어섰던 곳으로, 이름 그대로 ‘사람과 물화가 구름처럼 몰려드는’ 경제의 중심지였다. 육조거리가 ‘조선시대 정치 1번지’라면 운종가는 ‘경제 1번지’였던 셈이다.
| ▲GS그랑서울 앞에는 조선시대 운종가의 옛 흔적을 알 수 있는 알림판이 세워져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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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에 앞서 그랑서울로 이전을 결정한 동양생명도 이 같은 풍수지리를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동양생명은 지난 4월 9일 GS건설과 그랑서울 빌딩 사옥 임대를 위한 MOU를 체결했으며 6월말까지 동양생명 본사 인력 600명이 이 건물로 이전해 총 3개층을 사용할 예정이다.
한편, 하나은행 을지로본점은 지상 19층, 지하 4층인 현재 건물을 철거 방식으로 허물고 지상 26층, 지하 6층 규모의 신사옥을 짓게 된다. 철거기간을 포함한 공사 기간은 약 3년으로 완공예정 연도는 2017년이다. 신사옥 수용 인원은 기존보다 1000명이 더 많은 2700~2800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