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500대 기업 CEO 급여 10년만에 뒷걸음질…'연봉킹'은 구글 CEO

작년 S&P500 CEO 급여패키지 중간값 194억원
주가 폭락에 전년比↓…보상 중 70%가 주식·스톡옵션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 3027억원으로 연봉 1위
머스크, 테슬라 폭락에 스톡옵션 가치 13.4조원 증발
  • 등록 2023-05-16 오후 3:54:16

    수정 2023-05-16 오후 7:34:09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 속한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지난해 급여가 1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CEO가 지난해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으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스톡옵션 가치가 급감해 전년과 같은 수준의 보수에 머물렀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 (사진=AFP)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기업정보 조사업체 마이로그아이큐(MyLogIQ)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S&P500 기업 CEO들의 급여 패키지(연봉 및 스톡옵션 가치 등 포함) 중간값은 2022년 1450만달러(약 194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2021년(1470만달러)보다 감소한 금액으로, CEO들의 보상이 최고치를 경신하지 못한 것은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연봉과 보너스 등 스톡옵션을 제외한 순수 현금 보상의 중간값이 370만달러(약 49억원)를 기록했다.

CEO들의 급여 패키지가 감소한 것은 지난해 미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한 영향이다. 통상 미 기업 CEO들의 급여 패키지는 경영실적에 따른 성과 보상과 스톡옵션 등으로 구성되는데, 지난해 대다수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하며 스톡옵션 가치도 급여계약(스톡옵션을 받았을) 당시보다 크게 줄었다. WSJ은 “2022년에는 S&P500 기업 CEO들에 대한 보수 중 약 70%가 주식 또는 스톡옵션 형태로 제공됐다”며 “연봉이 3100만 달러를 초과하는 상위 25명의 경우 스톡옵션 비중 중간값이 77%를 차지했다”고 부연했다.

S&P500지수는 지난해 19.46% 하락했으며, 총주주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기업은 363개사로 전체의 약 3분의 2를 차지했다. 감소한 수익률 중간값은 -9.2%로 집계됐다. 나머지 137개사는 총주주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했지만, 증가한 수익률 중간값이 16.6%로 2021년(30%) 대비 크게 줄었다.

3명 중 2명 꼴로 CEO들의 보수가 줄었지만, 대기업 CEO들에겐 여전히 천문학적 수준의 급여가 지급됐다. 가장 많은 보수를 챙긴 CEO는 알파벳의 피차이 CEO다. 그는 지난해 2억 2600만달러(약 3027억원)를 받았다. 지난해 구글 순이익이 전년대비 21% 급감하고 알파벳 주가가 22% 급락해 그가 보유하고 있는 스톡옵션의 가치도 이사회 승인 당시보다 약 1억 1000만달러(약 1473억원) 감소했지만 ‘연봉킹’에 등극한 것이다.

피차이 CEO 다음으로는 마이클 라피노 라이브 네이션 엔터테인먼트 CEO(1억 3900만달러), 팀 쿡 애플 CEO(9942만달러), 피터 자피노 AIG CEO(7531만달러), 혹 탄 브로드컴 CEO(6061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500대 기업 중 여성 CEO는 2021년 24명에서 지난해 28명으로 늘었으며, 액센추어의 줄리 스위트 CEO(3370만달러)가 여성 중 유일하게 상위 25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머스크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등 16명은 전년과 같은 수준의 보수를 받았다. 머스크의 경우 2020년 이후 스톡옵션만으로 보수를 받고 있는데, 그가 보유한 스톡옵션 가치가 지난해 테슬라 주가가 65% 폭락한 탓에 약 100억달러(약 13조 4000억원) 증발했다. 2021년 말 기준 머스크의 스톡옵션 가치는 650억달러(약 87조원)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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