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도 불안해”…탈중앙거래소 찾는 투자자들

FTX 사태로 중앙화된 거래소에 불신커져
바이낸스, 후오비도 건전성에 의문 제기
DEX와 콜드월렛에 대한 관심 증가
유니스왑, 코인베이스 거래량 넘어서기도
디센트 월렛 주간 매출 5~10배 늘어
  • 등록 2022-12-22 오후 4:54:16

    수정 2022-12-23 오후 12:09:36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글로벌 3위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회계부정으로 파산한 데 이어, 글로벌 1위 업체인 바이낸스 마저 건전성에 의문이 제기되자 중앙화 거래소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이에 탈중앙화 거래소(DEX)나 콜드웰렛 같이 자기 자산을 직접 관리할 수 있는 ‘비수탁형’ 서비스가 반사이익을 누리는 중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FTX 파산 사태 이후 글로벌 1위 DEX 유니스왑은 이달 초 미국 최대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이더리움(ETH) 거래량을 넘어섰다. 유니스왑 거래량은 203억 달러를 돌파했는데, 이는 코인베이스 ETH 거래량의 3배에 이르는 규모다.

유니스왑뿐 아니라 DEX 시장 전체가 FTX 사태의 반사이익을 봤다. 블록체인 분석 업체 델파이 디지털에 따르면 FTX 사태가 터진 지난달 10일 이후 10일 간 DEX에는 비트코인이 33.8%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중앙화 거래소에선 4.59%의 비트코인이 유출됐다. 중앙화 거래소에서 빠져나간 비트코인의 가치는 총 55억 달러(약 7조152억원) 규모에 이른다.

FTX가 파산 사태로 중앙화된 거래소에 돈을 맡기는 게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불신이 커지면서 DEX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DEX는 FTX, 바이낸스 같은 중앙화된 거래소와 달리 사용자가 자신이 보유한 가상자산에 접근할 수 있는 ‘개인 키’를 스스로 관리·제어하면서, 개인 간(P2P) 가상자산 거래가 가능한 거래소다. 이용자가 자신의 자산을 거래소에 맡기지 않고 직접 제어 하기 때문에 중앙화된 거래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금인출 불가 사태에서 자유롭다.

델파이 디지털의 DEX 거래량 증가 그래프


바이낸스, 후오비까지 믿을 거래소 하나 없네...투자자 불안 고조

중앙화 거래소에 대한 불신은 FTX가 불을 지폈지만, 바이낸스, 후오비 등 다른 글로벌 거래소까지 건전성 논란이 제기되면서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FTX 사태로 글로벌 거래소들이 ‘준비금 증명’에 나섰는데 그 과정에서 오히려 부실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바이낸스는 글로벌 회계법인 마자르가 준비금 증명을 위한 감사를 중단해 ‘거래소 건전성 논란’에 휩싸였다. 바이낸스는 고객의 자금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 받기 위해 감사를 요청했는데, 마자르는 감사를 진행하던 중 “고객 준비금 증명 보고서가 대중에게 이해되는 방식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감사 중단을 선언했다. 마자르는 바이낸스와 함께 크립토닷컴, 쿠코인 등 다른 거래소에 대한 감사도 일제히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대형 거래소 후오비는 준비금 증명 약30억 달러 중 43.3%가 자체 토큰으로 이뤄진 사실이 드러나면서, 역시 건전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FTX 붕괴의 원인 중 하나로 자체 코인 FTT를 이용한 과도한 레버리지가 지목됐기 때문에, 후오비도 잠재적으로 유사한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FTX 사태로 가상자산 시장은 ‘대마불사’가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한 투자자들은 바이낸스, 후오비 같은 대형 거래소도 믿을 수 없어 하는 분위기다. 한 가상자산 투자자는 “미국 검찰이 바이낸스 경영진을 수사하면서 시장에선 FUD(공포, 불확실성, 의문)가 쉽게 확산되고 있다”며 “혹시라도 코인 뱅크런이 발생하면 돈을 못 찾을 수 있을 거 같아서 최근 바이낸스에서 자금을 모두 뺐다”고 말했다.

개인 키 직접관리 경험 증가...“웹3 앞당길 것” 기대도

이용자들이 중앙화된 거래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자신의 개인 키를 직접 관리하는 경험을 늘리게 된 건 긍정적인 영향으로 평가된다.

가상자산 하드웨어 지갑 판매도 증가했다. 국내 하드웨어 지갑 디센트 개발업체 아이오트러스트의 조소영 전무는 “올해 매출이 지난해 대비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FTX 사태 이후에 특히 주간 매출이 5~10배 가량 늘어나면서, 올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개인 키를 보관하는 가상자산 지갑은 대체불가토큰(NFT),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같은 블록체인 서비스(웹3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필수적이다. 가상자산 지갑에 익숙한 이용자가 늘어나면, 웹3 생태계 확장도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드웨어 지갑 업체 키페어의 이창근 대표는 “가상자산 지갑이 그렇게 어렵지 않은데 새로운 사용자경험(UI)이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것뿐”이라며 “최근 사태로 가상자산 지갑을 경험하게된 사람이 늘어난 것은 웹3 확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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