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길` 모색 나선 케이블, `원케이블` 승부수 던질까

케이블업계, 비상대책위원회 열고 재송신료 등 현안 논의
서비스 통합하는 '원케이블'도 심도 있게 다뤄져
  • 등록 2016-08-09 오후 4:08:04

    수정 2016-08-09 오후 4:08:04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SK텔레콤(017670)CJ헬로비전(037560) 인수가 무산된 후 케이블TV 업계가 ‘살 길’ 모색에 나섰다. 자율적 산업구조 조정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단일 브랜드’, ‘단일 서비스’를 기치로 ‘원케이블(하나된 케이블)’ 구성 작업에 나선 것이다.

원케이블은 지역별 케이블TV 사업자(SO) 간 서비스와 요금 등이 다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케이블 업계가 내세운 표어다. 지역에 상관없이 동일한 서비스에 동일한 요금이 목표다. IPTV인 KT의 올레tv, SK브로드밴드의 Btv처럼 전국 케이블TV 서비스와 브랜드가 동일해지는 셈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블TV 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서 9일 열렸다. 지난달 21일 위원회 구성 후 첫 정식 회의다.

비대위에는 SO 대표들과 업계 관련 학계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지상파 방송사와의 재송신료 갈등 등 산적한 과제의 해결책을 논의하고 가입자 이탈이 증가 추세인 현 상황에 대한 타개책도 도출한다.

지난달 21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서 열린 케이블TV 위기극복 비상대책위원회 창립 회의. 케이블TV 업계 대표들이 참석했다.
비대위 내 실무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성진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서비스 부문에서 원케이블이 되려면 투자가 발생해야 한다”면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논의되는 원케이블 안은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 다시보기(VOD) 모바일 페이지 공동 개발, 사업자 간 콜센터 연동 문제 등이다.

콜센터를 비롯해 가입 서비스 연동 문제는 케이블 업계 내 다급한 사안 중 하나다. 지역별로 케이블TV 사업자가 다르다보니, 가입자가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면 케이블 가입이 끊기는 문제가 발생하곤 했다. 케이블TV 사업자 간 비협조가 주된 원인이다.

지역 채널에 대한 개편도 논의되고 있다. 지역 채널은 지역 내 케이블TV 사업자가 지역민을 위해 운영하는 채널이다. 신규 점포 개업부터 지역 특산물 소개 등의 정보를 방송한다. SO별로 4번, 1번인 경우가 많다.

최 교수는 지역 밀착형 사업을 위해서라도 SO 운영 지역 채널을 상위로 올릴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지역 채널을 활성화해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운영해보자는 뜻이다.

예컨대 SO가 지역 채널을 통해 공기청정기, 비데, 정수기 같은 렌탈 사업을 케이블TV 가입자를 상대로 진행할 수 있다. 3년이나 5년 정도 약정을 하는 렌탈 서비스에 케이블TV 시청자가 가입하면 결합 할인을 해주는 식이다. 홍보는 지역 채널을 통해 한다.

미국 최대 케이블 방송사인 컴캐스트는 부가 서비스로 매출의 60%를 올린다. 지역 SO중에서도 부분적으로 이같은 렌탈 사업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딜라이브는 코웨이의 판매·관리망과 딜라이브의 지역망이 합쳐지면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고 예상했다. 딜라이브의 대주주 격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코웨이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최 교수는 “과거와 달리 업계 자발적으로 모인 것으로 원케이블이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며 “(브랜드 통일에 대한) 필요성을 서로 간에 느끼고 있어 잘 될 것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유료방송발전을 위한 연구반이 첫 모임을 시작했다. 케이블 비대위는 연구반에서 도출되는 유료방송 발전안을 참고한다는 계획이다.

용어 설명

케이블TV : 구리 재질의 케이블망을 통해 방송 신호를 송출하는 사업자. 1995년 출범했고 현재까지 국내 최대 유료방송 사업자다. 시·구·군 등 지역 단위로 케이블TV 사업자들이 별개로 있다. CJ헬로비전이나 티브로드처럼 여러 SO를 한 데 묶은 MSO도 있다. 하지만 MSO 간에도 가입자 정보 연동 등은 없다.

IPTV : 인터넷회선인 IP망을 통해 방송 신호를 송출하는 사업자.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 같은 통신사들이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모바일 요금을 할인해주는 ‘결합상품’으로 IPTV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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