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석달, 정부는 효과 있다지만 성과는 '아직'

대중수출 줄었지만 추이 더 지켜봐야…식량가격은 안정세
美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 지정' 외화유입 통로 막는 효과 기대
  • 등록 2016-06-02 오후 5:21:40

    수정 2016-06-02 오후 5:21:40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2270호가 채택된지 석달을 맞았다. 정부는 제재 성과를 홍보하고 있지만 북한이 실질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지난 4월 대중국 수출이 감소하긴 했지만 석탄이 줄어든 대신 다른 광물 자원의 수출이 늘었고, 아직 추세적인 감소로 보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북한 내 식량 가격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 당대회 이후 대외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대북 제재 공조 체계 유지와 최근 유럽연합(EU)과 미국이 잇따라 발표한 추가 제재 조치가 실효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4월 北 대중 수출 감소…석탄 줄었지만 철광석 늘고 식량가격 안정세

지난달 공개된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 4월 북한의 대중 수출액은 1억6138만달러로 지난해 4월에 비해 22.4% 감소했다.

주요 품목 중에서는 지난 4월 북한의 대중 석탄 수출액이 38.3% 급감하면서 전체적인 대중 수출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철광석은 19.4% 증가했고, 아연은 무려 685% 급증했다.

또 한국의 민간연구단체인 GS&J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 1∼4월 중국에서 수입한 곡물은 2363t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12% 수준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북한 시장에서 쌀, 밀가루, 옥수수 등의 곡물 가격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장마당으로 불리는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공급의 균형을 맞춰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의 ‘주요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 지정…외화벌이 차단 효과 기대

결국 대북 제재의 성패는 북한의 대외 무역에서 9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정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러시아 등의 제재 이행 의지, 그리고 미국에서 발표한 새로운 금융 제재 등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하는지에 달려 있다.

미국 재무부는 1일(현지시간) 북한을 ‘자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미국 금융기관이 북한 금융기관의 대리계좌를 개설·유지하는 것을 금지하는 60일간의 규칙 제정 예고안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일차적으로는 미국 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하지만 제3국 은행도 대미 거래에 북한 자금이 흘러들어 간 것이 적발되면 계좌 폐쇄 등 제재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세컨더리 보이콧’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2일 “위장회사를 포함한 북한의 일체 금융기관과 거래를 계속할 경우 대미 거래가 제한받을 수 있다”며 “제3국 입장에 일종의 경고로 작용해 자발적으로 북한과 금융거래를 단절하도록 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이번 조치가 엄격하게 작동이 된다면 북한 지도부의 주요 외화벌이 수단인 해외 노동자 임금 송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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