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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청라·영종신도시가 인천경제자유구역지구로 지정된 것은 2003년 8월 11일. 국내 첫 경제자유구역 지정에 부동산시장은 들썩였다. 땅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고, 아파트값도 분양과 동시에 상승세를 탔다. 덩달아 분양가도 천정부지로 솟아올랐다. 2003년 첫 분양 당시 3.3㎡당 680만원이었던 분양가는 2006년 1400만원대, 2007년에는 1700만~1800만원으로 뛰어올랐다. 고분양가 논란을 비웃기라도 하듯 주상복합단지 ‘송도 더 프라우’는 최고 4885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당시 인천 평균 분양가는 3.3㎡당 1200만원선이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외국인들의 투자가 끊기면서 부동산시장은 침체의 길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송도신도시가 위치한 인천 연수구 송도동 아파트값은 2005년 3.3㎡당 1042만원에서 2007년 1721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하지만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2010년에는 1379만원, 올해 들어서는 지난달 25일 기준 1213원까지 내렸다.
영종지구도 마찬가지다. 영종지구가 포함된 중구 운서동의 경우 2003년 지구 지정 당시 아파트값이 3.3㎡당 672만원이었으나 2007년에는 883만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하지만 개발 계획이 대거 표류하면서 이후 내림 폭이 커졌다. 현재는 10년 전인 2003년보다 더 낮은 3.3㎡당 658만원 선을 형성하고 있다. 인천 서구 경서동에 위치한 청라지구의 경우 2005년 3.3㎡당 552만원선에 머물렀 아파트값이 2008년 828만원까지 올랐으나 그 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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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주택시장에 훈풍이 가장 많이 불고 있는 곳은 청라지구다. 청라지구가 속한 경서동 아파트 시세는 현재 3.3㎡당 1002만원 선이다. 이곳 아파트값이 3.3㎡당 1000만원을 넘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2005년 첫 입주한 아파트 시세와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청라지구의 아파트값은 2011년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됐다. 치솟는 서울지역 전셋값을 견디지 못한 세입자들이 서울 출퇴근이 편리한 청라지구로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인천공항고속도로 청라나들목과 청라 BRT(간선급행버스)가 개통하면서 서울 출퇴근 수요가 부쩍 늘었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기준 청라지구 인구는 6만7440명으로 송도(6만6280명)을 앞서고 있다.
수요가 늘면 집값도 당연히 오르기 마련이다. 청라 호반베르디움 아파트 전용 85㎡형 시세는 3억4000만~3억7000만대로 올해 초보다 2000만~3000만원 뛰었다. 인근 청라호반공인 관계자는 “지난 추석 이후 빈집이 거의 사라지면서 매매가와 전셋값 모두 상승세에 있다”며 “시세보다 싼 급매물은 이제 더이상 찾기 어렵다”고 전했다.
송도동 A공인 관계자는 ”GCF(녹색기후기금) 사무국 입주와 한진그룹의 메디컬 조성 계획 발표 등 각종 호재가 이어지면서 집주인들이 호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침체의 골이 여전히 깊은 곳은 영종지구다. 전용 84㎡짜리 아파트 매매가격은 분양가(2억5000만원)보다 5000만원 낮은 선에서 형성돼 있다. 중대형인데도 전세보증금이 1억원 이하인 아파트도 수두룩하다. 다만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무조건 팔고 나가자는 분위기는 많이 줄었다고 전한다. 운서동 D공인 관계자는 “아파트값이 분양가 수준을 회복하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전·월세 수요가 늘면서 전체 아파트 입주율도 50%를 넘어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