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출근길 `제주항공 참사` 추모한 시민들…"가슴 미어져"

참사 닷새째, 합동분향소
새해 첫 출근길에 조문…점심시간 쪼개 찾기도
“남 일 같지 않아 가슴 아파…사고 원인 밝혀야”
‘마음 건강 상담’ 심리지원 현장상담소도 자리해
  • 등록 2025-01-02 오후 3:10:16

    수정 2025-01-02 오후 3:10:16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새해 첫 출근길,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는 발길은 이어졌다. 시민들은 깊은 슬픔을 느끼는 동시에 다수 인명이 희생되는 사회적 참사가 다시 발생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일부 시민단체는 제주항공의 모그룹인 애경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면서 불매운동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는 이른 오전부터 조문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새해 첫 출근길에 들러 조문하는 시민들로 한때 분향소가 붐비기도 했다. 이후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이 되자 조문객이 재차 몰리면서 긴 줄이 늘어서는 모습도 나타났다.

이날 분향소에 방문한 조문객 대부분은 희생자들을 차분하게 애도했다. 다만, 일부 조문객들은 감정이 복받치듯 오열하기도 했다. 출근길에 분향소를 찾은 김모(45)씨는 “이번 사고를 당한 분들이 모두 나와 같은 평범한 시민들이었다는 점에서 남 일 같지 않아 가슴이 미어졌다”며 “사고 원인을 정확히 밝혀서 유가족들의 슬픔을 한을 풀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둘째 아이 출산을 앞둔 최미경(42)씨도 “여러 매체에서 나온 희생자들의 사연을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조문까지 나오게 됐고, 이번 사고를 당한 이들 중 나이가 어린 아이들이 다수 있는 것을 보고 안타깝다고 생각했다”며 “우리 아이들을 포함한 남은 아이들은 이런 참사를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조문객들은 추모와 함께 안전관리에 더욱 철저해야 한다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직장동료 2명과 함께 희생자들을 조문한 박모(34)씨는 “지난 10여년간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를 거치면서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는데, 또 이런 참사가 일어나 기분이 착잡하다”며 “정부는 또 다수가 희생당하는 불행한 참사가 일어나질 않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합동분향소 인근엔 서울시통합심리지원단에서 운영하는 재난 심리지원 현장상담소인 ‘마음 안심 버스’도 자리했다. 이는 시민 정신건강 인식개선 등을 위해 정신건강에 대한 정보 제공, 마음 건강 상담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사고 유가족뿐만 아니라 사고에 따른 충격으로 심리 불안을 호소하는 시민들을 위한 상담을 지원한다.

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아울러 이날 오후엔 한 시민단체가 광화문광장에 모여 제주항공 모회사인 애경그룹을 겨냥해 불매운동을 벌이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김선홍 글로벌 에코넷 상임회장은 “가습기 살균제 참사 가해 기업 애경은 이번 여객기 사고를 낸 제주항공의 소유주”라며 “이번 참사에 대한 책임을 물어 애경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시청 앞 광장뿐만 아니라 전국 지자체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엔 조문객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전남 무안국제공항 1층과 무안 스포츠파크 등 전국 100여곳에 설치된 합동분향소에 지난 1일까지 모두 15만 7900여명이 조문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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