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기 LSK인베스트먼트 대표는 “한미약품의 이번 올무티닙 사례는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이 한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치뤄야 할 성장통으로 봐야 한다”며 “이번 일로 ‘우리나라 제약업은 가망이 없다’는 식의 자포자기는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약·바이오산업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1000조원 정도로 자동차, 반도체 시장을 합친 것과 맞먹는 규모다. 노바티스, 화이자, 사노피, MSD 등 글로벌 제약사들의 연간 매출액은 400억 달러(44조2000억원)가 넘는다. 세계 10위까지의 제약사 평균 매출액은 364억 달러(약 40조2300억원)에 달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제약·바이오산업은 약 하나만 제대로 만들어도 순식간에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며 “길리어드의 경우 C형간염 치료제인 소발디·하보니의 성공으로 세계 6~7위권의 제약사로 순식간에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신약개발에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지만 성공 확률률은 굉장히 낮다. 미국 바이오협회 자료에 따르면 후보물질 단계에서 최종 상업화에 성공하기까지 성공률은 9.7%에 불과하다. 한 다국적제약사 의학부 임원은 “1만개의 후보물질 중 상품으로 출시되는 것은 한 두개에 불과할 정도로 성공률이 낮다”며 “임상시험 실패로 개발이 중단되는 일은 특이한 일이 아니라 일상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런 척박한 상황에서 국내 제약사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잘할 수 있는 것에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보령제약의 고혈압치료제 카나브, 일양약품의 백혈병치료제 슈펙트, 동아ST의 항생제 시벡스트로, 유한양행이 개발 중인 폐암 표적치료제 YH25448 등은 모두 이런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나름대로 성공을 거둔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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