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추도식 '김대중·노무현 정신 계승하자'..일부 욕설·고성 '눈살'

국민의당, 부산에서 최고위 개최 후 봉하마을 방문..경남 민심 확보 및 친노 끌어안기
일부 친노 강성지지자들 "안철수 물러가라" 고성과 몸싸움 벌여
김원기 전 국회의장 추모사 '통합' '단합' 강조.."노무현이 피운 꽃 김대중이 뿌린 씨앗에서 시작...
  • 등록 2016-05-23 오후 4:41:42

    수정 2016-05-23 오후 4:41:42

[김해=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도식 참석을 위해 정치권 인사들이 김해 봉하마을로 총집결했다. 이날 추도식에는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는 통합이 강조됐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친노 지지자들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 고성과 욕설을 퍼붓는 등 거세게 반발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국민의당은 추도식 참석 전에 부산을 방문하는 등 경남 민심과 친노세력 품기에 나섰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이날 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추모사를 통해 단합과 통합을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은 “김대중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의 영결식에서 목 놓아 통곡하면서 내 몸의 절반이 떨어져나간 것 같다고 애통해했다”면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두 대통령의 뜻을 제대로 이어받고 있는지 돌이켜봐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두 대통령을 잇겠다면서 서로 갈등하고 있는 지금 그 뜻을 이어갈 수 있겠느냐, 반목하고 갈등했어야 했나”라고 반문하며 “노무현이 피운 꽃은 김대중이 뿌린 씨앗에서 시작됐으며, 노무현이 이루고자 했던 사람 사는 세상은 김대중이 꿈꾼 나라를 완성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단합과 통합 강조한 추도식

추모사가 끝난 직후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생전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번갈아 보여주면서 두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봉하마을 입구 한켠에는 ‘안철수 대표의 봉하 방문을 열열히 환영한다-친노일동’이라는 글이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는 등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을 기대하게 했다.

국민의당 또한 경남 민심에 대한 적극적인 구애에 나섰다. 이날 안 대표를 포함한 일부 국민의당 당선자들은 부산 상공회의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고, 지역현안 관련 간담회도 가졌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전국 정당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한편, 이와 관련해서 경남 민심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민의당은 노무현 정신을 강조하며, 친노 지지층 달래기에 주력했다. 안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새 시대의 맏형이 되고자 했지만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면서 “노 대통령을 새 시대의 선구자로 역사에서 자리매김해야 한다. 우리가 이 땅에서 새 시대를 만개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노 대통령은 이익 지향적인 권력의 자리를 찾아가는 정치를 하지 않고 가치지향적인 시대의 의미를 찾아가는 정치를 했다”면서 “또 너나할 것이 없이 정치공학을 말할 때 바보의 정치를, 소수 엘리트의 정치가 아니라 시민이 참여하는 정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실천한 분”이라고 평가했다.

천정배 공동대표 또한 “노 전 대통령은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세상, 인간의 존엄과 가치가 존중되는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받친 지도자였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에 대한 차가운 시선

하지만 국민의당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안 대표가 친노패권주의를 비판하며 탈당한 것과 이에 따라 당내 분열이 발생한 것에 대한 분노를 드러냈다.

일부 시민들은 안 대표를 향해 “안철수는 물러가라” “추도식에 갱판치러 왔냐. 오는 게 예의가 아니다”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일부 강성 지지자들은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험담을 쏟아내며 경호원들과 당직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일부 시민들은 “안철수 대표가 무엇을 잘못했냐” “형제끼리 왜 싸우냐. 새누리당 욕을 해야지”라며 안 대표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고, 이 과정에서 소소한 말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안 대표는 추모식 행사 내내 경호원들과 당직자들로 겹겹히 둘러쌓인 채 이동하는 등 행사장 일대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날 추모식에서는 국민의당 안철수·천정배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고, 더민주에서는 김종인 대표를 비롯해 우상호 원내대표, 이석현 국회부의장,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등이 참석했다. 이어 새누리당에선 정진석 원내대표, 정의당에선 심상정 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 청와대에선 현기환 정무수석 등이 참석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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