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추모사를 통해 단합과 통합을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은 “김대중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의 영결식에서 목 놓아 통곡하면서 내 몸의 절반이 떨어져나간 것 같다고 애통해했다”면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두 대통령의 뜻을 제대로 이어받고 있는지 돌이켜봐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두 대통령을 잇겠다면서 서로 갈등하고 있는 지금 그 뜻을 이어갈 수 있겠느냐, 반목하고 갈등했어야 했나”라고 반문하며 “노무현이 피운 꽃은 김대중이 뿌린 씨앗에서 시작됐으며, 노무현이 이루고자 했던 사람 사는 세상은 김대중이 꿈꾼 나라를 완성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단합과 통합 강조한 추도식
추모사가 끝난 직후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생전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번갈아 보여주면서 두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봉하마을 입구 한켠에는 ‘안철수 대표의 봉하 방문을 열열히 환영한다-친노일동’이라는 글이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는 등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을 기대하게 했다.
특히 국민의당은 노무현 정신을 강조하며, 친노 지지층 달래기에 주력했다. 안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새 시대의 맏형이 되고자 했지만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면서 “노 대통령을 새 시대의 선구자로 역사에서 자리매김해야 한다. 우리가 이 땅에서 새 시대를 만개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노 대통령은 이익 지향적인 권력의 자리를 찾아가는 정치를 하지 않고 가치지향적인 시대의 의미를 찾아가는 정치를 했다”면서 “또 너나할 것이 없이 정치공학을 말할 때 바보의 정치를, 소수 엘리트의 정치가 아니라 시민이 참여하는 정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실천한 분”이라고 평가했다.
천정배 공동대표 또한 “노 전 대통령은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세상, 인간의 존엄과 가치가 존중되는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받친 지도자였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에 대한 차가운 시선
하지만 국민의당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안 대표가 친노패권주의를 비판하며 탈당한 것과 이에 따라 당내 분열이 발생한 것에 대한 분노를 드러냈다.
이에 일부 시민들은 “안철수 대표가 무엇을 잘못했냐” “형제끼리 왜 싸우냐. 새누리당 욕을 해야지”라며 안 대표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고, 이 과정에서 소소한 말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안 대표는 추모식 행사 내내 경호원들과 당직자들로 겹겹히 둘러쌓인 채 이동하는 등 행사장 일대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날 추모식에서는 국민의당 안철수·천정배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고, 더민주에서는 김종인 대표를 비롯해 우상호 원내대표, 이석현 국회부의장,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등이 참석했다. 이어 새누리당에선 정진석 원내대표, 정의당에선 심상정 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 청와대에선 현기환 정무수석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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