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병원, 신규 채용 300명 무기한 대기중…노동자들 결국

아산병원 교수 비대위 일주일 휴진 예고
노조 "환자 제때 치료 못해" 복귀 호소
  • 등록 2024-07-01 오후 4:11:40

    수정 2024-07-01 오후 7:15:16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정부와 의사집단은 더 이상 무책임하게 환자와 병원을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울산의대 교수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4일 서울아산병원의 휴진이 예고한 가운데 아산병원 노동자들이 피켓을 들고 이같이 외쳤다.

보건의료노조 서울아산병원지부 회원 40여명은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나루역에서 1시간여 피켓시위를 벌였다. 간호사부터 의료기기기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군들로 구성된 노조원들은 “4일부터 일주일간 집단 휴진을 하겠다고 국민을 상대로 으름장을 놓고 있다”며 “서울아산병원뿐 아니라 전국의 전공의 수련병원들은 환자를 제때 치료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보건의료노조 서울아산병원지부 회원 30여명이 1일 서울 송파구 잠실나루역 앞에서 거리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이지현 기자)
교수비대위는 지난달 17일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369명 중 79.1%인 292명이 4일 휴진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이들 중 54%는 일주일 휴진 후 정부 정책에 따라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데 동의했고, 30.2%는 무기한 휴진하는 데 찬성했다. 이에 따라 비대위는 4일부터 일주일 동안 휴진한 뒤 정부 정책 변화를 지켜보며 연장 여부를 결정하기로 한 상태다.

이에 대해 노조는 “의사들의 진료 거부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간다”며 “환자는 여러분의 가족이 될 수도, 친구가 될 수도, 자기 자신이 될 수도 있다. 남의 일로 생각해선 안 되는 이유”라고 짚었다.

수련병원들은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벌어진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무급휴가 및 휴직, 연차 사용 권고, 필요 인력 충원 중단 등을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아산병원 노동자 1만여명 중 4000여명(의사 제외)이 돌아가면서 무급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신규채용된 300명 정도는 병원 밖에서 무기한 대기 중이다.

노조는 “코로나 시기 국민의 치료를 위해 안전하지 않은 환경에서도 혼신의 노력을 다했던 보건의료 노동자들이 임금체불을 걱정하는 처지에 내몰리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노조는 “더 이상 시간을 끌면 대한민국의 의료 시스템은 붕괴 위기에 처할 것”이라며 “정부와 의사단체가 국민과 환자를 위해 하루빨리 대화의 장을 마련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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