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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1년물 프리미엄은 156.74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p)까지 치솟았다. 130bp를 하회하던 수준이었으나, 세 번째 부채한도 협상에서 뚜렷한 진전이 없자 급등세를 보였다.
CDS란 채무자가 돈을 갚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채권자가 구매하는 보험 상품이다. CDS 프리미엄은 미 국채가 1년 안에 부도날 경우를 대비해 원리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보험료를 뜻하며, 채무자의 채무 불이행 위험이 크다고 평가되면 CDS 프리미엄이 높아진다.
오는 6월 초 만기를 앞둔 1년 이하 단기 미국 국채 금리도 장중 6%를 넘겼다. 심지어 투자자들은 미국의 잠재적인 디폴트를 우려해 신용등급이 높은 마이크로소프트(MS), 존슨앤드존슨(J&J) 등 우량 회사채로 눈을 돌렸다. 미국 국채 이자율이 일부 기업 회사채 이자율보다 높아지는 일종의 시장 왜곡이 발생한 셈이다.
하원인 공화당은 부채 한도를 올리는 조건으로 2024년 예산안의 대폭 삭감을 요구했다. 민주당은 예산안 삭감을 일부 받아들이는 대신 부자 증세가 필요하다고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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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금융시장에서 2011년과 같은 혼란 상황이 재발할 우려가 커진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막판 합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으나, 대립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경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 디폴트 리스크에 국내 채권시장의 변동성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내 채권금리는 미국 채권금리와 동조화 흐름을 보이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37%대에 올라서며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3월 17일(3.415%) 이후 두 달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도 지난달 연 3.4%대에서 3.7% 선까지 올랐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번 미국 부채한도 논란은 정치 이슈로 종국에는 타결될 전망이지만 그 과정에서의 불확실성 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협상 타결 전에 디폴트 우려가 반영되거나 신용평가사들의 등급 강등이 있을 경우 2011년과 같이 금융시장 불안이 재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주요국 신용 위험이 확대해 금융시장이 경색될 경우 세계 경제 회복이 지연되면서 수출 부진이 심화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