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다니그룹 부채 총액, 인도 명목 GDP 대비 1% 이상"

10개 상장사 총부채 4조루피 육박…유동성 우려↑
주가·회사채 가격 폭락…담보대출 어려워져
"빚 내 사업 확장하는 '팽창' 전략 수정 불가피"
  • 등록 2023-02-09 오후 2:29:52

    수정 2023-02-09 오후 2:29:52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인도 신흥 재벌그룹 아다니그룹의 총부채가 인도 국내총생산(GDP)의 1%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다니그룹이 지금까지 적극적인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사업을 확장해온 점을 고려하면 향후 ‘팽창 전략’의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인도 아다니그룹의 가우탐 아다니 회장. (사진=AFP)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9일 시장 데이터업체 퀵 팩트셋 자료를 활용, 아다니그룹 소속 10개 상장사의 부채를 단순 합산한 결과 총 3조 3954억루피(약 52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0월 기준 국제통화기금(IMF)이 추계한 인도의 명목 GDP(273조루피·약 4174조원)의 1.2%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룹 내 비상장사들의 부채까지 합치면 부채 총액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10개 상장사들의 총자산이 4조 8000억루피(약 73조 3920억원)를 넘지만, 투자자들은 부채 규모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앞서 ‘공매도 보고서’를 통해 아다니그룹의 주가조작·회계부정 의혹을 제기한 힌덴버그 리서치도 이들 상장사의 부채가 지나치게 많고 유동자산이 적어 향후 주가가 85%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힌덴버그의 보고서 발표 이후 아다니그룹 상장사들의 시가총액이 일주일 만에 절반 가까이 증발한 것도, 아다니그룹 측이 부채 상환에 착수하면서 주가가 다시 반등한 것도 부채 규모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얼마나 큰 지 시사한다.

이에 따라 아다니그룹이 그동안 펼쳐왔던 사업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아다니그룹은 그동안 주식·회사채 등을 담보로 돈을 빌려 사업을 확장해 왔는데, 주가가 하락하면 담보가치가 떨어지고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진다. 신용경색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실제 6%대에 머물렀던 아다니 항만·특별경제구역, 아다니 그린에너지 등이 발행한 회사채 금리가 30%를 넘어서면서 크레디트스위스와 씨티그룹 등이 회사채 및 주식 담보 대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아다니 엔터프라이즈가 추진했던 2000억루피(약 3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주가가 공모가보다 크게 낮아져 이미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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