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국내 최대 수소 산업 전문 전시회 ‘H2 MEET’가 열리고 있는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2 전시관은 많은 인파로 북적거렸다. 이중에서도 현대자동차그룹의 전시 부스에 세워진 ‘수소전기버스 경찰버스’에 관람객이 몰렸다. 관람객들은 수소 경찰버스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으며 현대차 관계자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경찰버스는 2개의 수소연료전지로 구성된 총 180 kw급 연료전지스택을 탑재해 최대 550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최대 29인까지 탑승할 수 있고 경찰버스에 필요한 화물실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활용도를 높였다.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도 행사를 찾아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과 함께 경찰버스에 탑승하며 감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국내 최대 규모의 수소 산업 전문 전시회 ‘H2 MEET 2022’가 오는 9월 3일까지 열린다. 16개국 240여개 수소 관련 기업 및 기관이 참가해 수소 모빌리티와 관련 제품, 기술력을 선보인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수소 모빌리티를 제시했다. 경찰버스 외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기반으로 제작한 수소 청소차·살수차 등 친환경 특장차를 최초 공개하며 수소 상용차 라인업을 다양화했다. 청소차 및 살수차는 2개의 수소연료전지로 구성된 180kW급 수소연료전지시스템과 최고출력 350kW급 구동모터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최대 400km를 주행할 수 있다. 살수차에는 총 6400L의 액체를 실을 수 있는 살수 탱크와 1분당 1000L 용량으로 살수가 가능한 살수 펌프가 적용됐다. 소규모 화재 대응까지도 가능한 최대 20m 거리의 방수포를 탑재했다.
|
|
포스코그룹은 포스코홀딩스를 중심으로 포스코·포스코인터내셔널·포스코건설 등 6개 그룹사가 참여해 수소 가치사슬 전반을 뽐냈다. 포스코그룹은 오는 2050년까지 수소 700만톤(t) 생산체제를 갖춘다고 발표한 만큼 고온에서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고온수전해 기술, 암모니아 크래킹(분해) 기술 등 다양한 수소 생산기술을 관람객에게 소개했다.
여기에 더해 △포스코건설의 수소사업 EPC(Engineering·Procurement·Construction) 수행 역량을 살펴보는 수소플랜트존 △포스코인터내셔널의 CCS(탄소 포집·저장) 사업개발 현황 등을 엿보는 CCS·해외인프라존 △수소 운송·저장에 쓰일 포스코 강재 기술을 소개하는 수소강재존 △포스코에너지의 수소혼소 발전 계획을 알아보는 수소활용존으로 경쟁력을 내비쳤다.
SK그룹은 SK E&S의 수소 사업 청사진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SK E&S는 ‘SK E&S가 주도하는 수소 미래’(Hydrogen Future Powered by SK E&S)라는 문구를 내걸고 다양한 수소 생산 저장·운송·활용 방식을 선보였다. 전시장 한편엔 블루수소 생산의 핵심 기술인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을 공개하기도 했다.
SK E&S는 그동안의 벌여온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역량을 소개하는 동시에 이를 바탕으로 인천에 세계 최대규모의 액화수소 플랜트를 조성한다는 계획도 알렸다. 친환경 수소 물류센터를 재현한 뒤쪽 전시장에선 지난 4월 두산밥캣과의 업무협약 이후 연구·개발돼 최초로 공개한 수소 지게차와 파트너사인 플러그파워의 차량용 수소연료전지, 수소충전기 등이 전시됐다.
|
일부 기업들은 수소경제의 가치사슬을 아우르는 사업들을 준비하면서도 특정 키워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고려아연은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생산하는 ‘그린수소’를 내세웠다. 이를 위해 호주 자회사 아크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그린수소 가치사슬을 구축하고 있으며 오는 2030년 그린수소를 국내에 들여올겠다는 계획을 소개했다.
효성(004800)은 기체수소보다 저장·운송이 편리한 ‘액화수소’라는 키워드를 전면에 내걸었다. 효성은 내년 완공 예정인 효성중공업(298040)의 액화수소플랜트 건립 현황을 소개하는 동시에 현재 연산 1만3000t 규모에서 3만9000t으로 생산 능력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또 수소 연료 탱크에 적용된 효성티앤씨(298020)·효성첨단소재(298050)의 기술력도 관람객들에게 공개됐다.
두산 전시관에선 수소와 전기,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연료전지시스템 ‘트라이젠’과 섭씨 800도 이상 고온에서 작동하는 연료전지 발전 시스템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가 중심에 자리했다. 이 밖에도 코오롱·세아창원특수강·현대제철·애경케미칼 등 다양한 철강·화학 기업들의 전시관에선 수소 산업 가치사슬에 쓰일 소재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이날 전시관을 찾은 한덕수 국무총리는 기업들의 수소 사업계획에 화답하듯 수소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 총리는 “수소 생산·유통·활용 전 주기에 걸친 수소경제 생태계를 탄탄히 구축하겠다”며 “투자와 기술혁신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는 과감히 개혁하고 법령이 미비한 분야는 조속 정비하는 한편, 금융·세제 지원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