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 "CJ대한통운 점거 농성 일부 해제…위원장 아사단식 돌입"

청계광장 '2022 전국 택배노동자대회' 개최
택배노조 "3층 점거 농성 해제…1층 로비 점거 유지"
진경호 노조위원장, 물·소금 끊는 '아사단식' 돌입
정의당·진보당·녹색당·노동당 등 진보 4당 연대·지지
  • 등록 2022-02-21 오후 3:59:46

    수정 2022-02-21 오후 4:49:43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이 12일째 이어온 CJ대한통운 본사 3층 점거 농성을 해제한다. 대신 1층 로비 점거는 유지하면서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이 물과 소금마저 끊는 ‘아사단식’에 돌입해 투쟁을 이어가기로 했다.

21일 청계광장에서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주최로 열린 2022 전국 택배 노동자대회에서 진경호 위원장(가운데)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
택배노조는 21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과로사방지 사회적 합의 이행과 CJ대한통운의 대화 수용을 촉구하는 ‘2022 전국 택배노동자대회’를 열고 본사 3층 점거 농성을 중단하고, 진경호 위원장이 아사단식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진 위원장은 “CJ대한통운에 마지막 대화의 기회를 다시 주기 위해 대승적으로 특단의 조처를 하겠다”며 “오늘부로 본사 3층 점거농성을 해제한다”고 말했다.

택배노조는 본사 점검 농성 해제로 대화의 물꼬를 트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시민사회 및 종교단체가 총리면담과 국토부 장관 면담 요구하면서 대화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 일정한 양보를 부탁해왔다는 설명이다.

진 위원장은 “사회적 합의 이행을 위해 대화 좀 하자, 노조를 인정하라는 것은 상식적인 요구가 아닌가”라며 “이를 위해서 56일째 파업을 하고 있고, 오죽하면 본사에 들어가서 얼굴 좀 보자며 12일째 농성 중이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고통받는 국민과 소상공인, 조합원, CJ대한통운 부서원들을 위해서라도 이제는 끝내야 한다”며 “다시 한번 대화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또 진 위원장은 “이 시간 이후로 물과 소금을 끊는 아사단식 투쟁에 돌입한다”며 “앉아서 죽기를 기다리는 투쟁이 아니라 전 조합원은 모든 수단과 방법 동원해 ‘끝장 투쟁’에 돌입한다”고 강조했다.

21일 청계광장에서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주최로 과로사 방지 사회적 합의 이행 등을 요구하는 2022 전국 택배 노동자대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
아울러 정의당과 진보당, 녹색당, 노동당 등 진보 4당도 이날 대회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택배노동자 지원과 연대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진보 4당은 “대선의 한복판에서 영하의 날씨에 아스팔트 위에서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있다”며 “CJ대한통운은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재벌기업으로 택배사업에서 50% 점유하는 1위 기업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CJ대한통운은 대국민 사과를 했고 사회적 합의에 직접 서명했다”며 “그러나 이를 이용해 막대한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사회적 합의를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화를 요구하는 노동자에게 불법과 폭력을 운운하는 등 도둑이 매를 들고 설치는 격”이라며 “특수고용 관계로 사용자라는 책임을 대리점에게 전가하고, 중앙노동위에서 사용자성 판결에도 행정소송을 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또 진보 4당은 “100여개 시민사회 양심세력은 택배노동자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며 “택배 노동자들의 투쟁은 그들만의 투쟁이 아니고, 특수고용자, 플랫폼 노동자 등 노동 3권을 쟁취하고 원청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한 투쟁을 광범위하게 해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종교계 지지도 이어졌다. 예수살기 최영범 목사는 “오늘은 천주교 미사로 내일은 기독교 기도회를 진행하고, 불교계는 108배로 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택배노조는 이날 택배노동자대회를 마친 뒤 CJ대한통운 본사 앞으로 이동해 한국 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주관으로 ‘사회적 합의 이행을 위한 미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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