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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운동 37주년인 18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국정 농단 사태에 분노한 민심이 “이게 나라냐”며 ‘촛불’을 밝혔던 광장에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퍼졌다.
5·18 서울기념사업회는 이날 오전 10시 광화문광장에서 청소년과 시민 등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촛불을 잇는 오월, 다시 타오르는 민주주의’란 슬로건을 내건 기념식을 개최했다. 서울 지역 기념식은 매년 서울광장에서 열렸지만 올해에는 ‘친박 단체’측의 천막농성 때문에 광화문광장으로 장소를 옮겼다.
기념식은 박석무 행사위원장(다산연구소 이사장)의 헌화로 시작해 5·18 항쟁사 보고, 기념사, 추모사, 성명서 낭독, 기념공연,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등 순서로 진행됐다.
5·18민주화 유공자 나이균(76)씨는 9년 만에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 이뤄진 데 대해 “감개무량하고 정부에 쌓인 설움이 조금은 씻겨지는 거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민주화운동 당시 곤봉에 머리를 맞아 부상을 입은 최승호(62)씨도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지 못하게 한 보훈처는 누구를 위한 기관이었느냐”고 반문한 뒤 “이제 기념식 역시 ‘비정상의 정상화’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기념사업회는 최근 논란이 된 ‘전두환 회고록’에 관한 입장도 밝혔다.
사업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반란 수괴와 내란 목적 살인죄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전두환이 회고록이라는 형식을 빌려 자신의 책임을 공공연히 부인하고 나섰다”며 “전두환은 회고록 판매를 즉각 중지하고 광주 학살과 역사 왜곡에 대해 5·18 영령과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함세웅 민주주의국민행동 상임대표는 추모사에서 “광화문광장은 지난 반 년간 1700만명이 모여 문자 그대로 촛불을 밝혔다”며 “오늘 바로 그 광화문광장에서 악행을 모두 정화하라는 5·18 민주화정신을 되새기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