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 총재 "미래 위해 인구 성장 필요…여성 부담 보상해야"

저출산 대책에 "성별 평등한 기회" 강조
높은 교육열·비싼 양육비 관련 지적도
"한국 경제, 전반적으로 강력" 평가
  • 등록 2024-01-25 오후 4:08:16

    수정 2024-01-25 오후 7:23:47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WB) 총재는 26일 한국의 저출생 상황에 대해 “미래를 유지하고 지탱하기 위해 성장하는 인구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여성의 출산에 동반된 리스크에 사회가 적절한 기회로 보상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5년여 만에 방한한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 총재가 25일 관악구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방가 총재는 이날 서울 동대문구 글로벌지식협력단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 정부가 출산율 하락을 완화할 수 있는 조치’에 대한 질문을 받고이같이 답했다.

그는 “내가 한국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내가 살아오면 서 경험한 것을 토대로 비춰 볼 때, 성별에 관한 모든 형태의 평등한 기회는 매우 중요하다”며 “인구 증가를 위해 여성이 우리 사회에서 갖게 되는 부담을 적절히 보상하지 않으면 문제가 복잡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성이 직장에 들어갈 때 처음부터 임금이 다르게 지급되면 그 격차는 계속해서 커져가고, 출산 휴가를 사용한 시간을 보상받지 못하게 되면 더 뒤처지게 된다”며 “여성이 이런 부담을 견디기 위해 어떻게 적절한 기회를 창출해야할 지를 생각해야 한다. 이는 사회가 작동하는 기본적인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또 “아이를 키우고 교육시키는 환경이 너무 경쟁적이거나 높은 비용이 들어가는 경우 가족들이 견디기 힘든 상황이 된다”며 “이럴 경우 아이를 갖고 싶은 욕망은 줄어들게 된다”고 덧붙였다.

방가 총재는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강력하다”고 평가했다. 주요 기업과 은행이 준수한 재무 상태와 인적 자본, 기술 등을 보유한 데다가 선박, 자동차, 반도체 등에 대한 깊은 전문성을 갖춘 기업들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어 “6억 명의 사람들이 인구가 아직 전력을 사용하지 못하는 아프리카에서는 스마트그리드 등 재생에너지 분야에서의 큰 사업 기회가 있다”며 우리나라가 보유한 자본과 기술의 활용성에 주목했다. 또 “농업을 예로 들면 토양 퇴비화, 관수 및 물 이용 등과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AI 기술이 도움이 될 것이며, 이는 개발도상국에 매우 유용할 것”고 부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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