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욱 조용석 기자] 정부가 재생에너지·원전·수소를 아우르는 무탄소에너지(CFE, Carbon Free Energy)를 재생에너지 발전 전력 사용 글로벌 캠페인 RE100처럼 만드는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당장 내년 상반기 중 인증제도를 만들어 내후년에 국제표준으로 제안한다. 또 국내 20개사가 이달 출범하는 CF연합을 중심으로 CFE 프로그램을 개발해 국제 캠페인 확산을 꾀한다.
정부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30회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CFE 이니셔티브 추진계획을 논의했다.
전 세계는 지구온난화 등 기후위기에 대응하고자 지난 2015년 파리협정을 통해 2050년까지 탄소 등 온실가스 순배출량 0으로 만들기로 했다. 이른바 ‘2050 탄소중립’이다.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주요국은 이에 탄소 배출 기업에 탄소비용을 물리는 이른바 ‘탄소장벽’을 높이고 있다. 구글, BMW,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은 2050년까지 모든 사용 전력을 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충당한다는 RE100 캠페인에 속속 가입 중이다.
우리 산업계는 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9%에 불과한데다 반도체·철강·석유화학 등 탄소 다배출 업종 위주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산업계는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지난해부터 CFE에 주목해 왔다. 우리에 강점이 있는 원전·수소를 포함한 CFE가 국제 사회에서 탄소중립 수단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면, 더 효과적으로 탄소중립을 이행하는 동시에 높아지는 ‘탄소 장벽’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005380),
한국전력(015760)공사 등 20개 기업·기관은 이를 위해 이달 CF연합을 출범한다. 이미 지난 12일 창립총회를 열고 이회성 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전 의장을 초대 회장으로 추대하고 공식 활동 개시를 알렸다.
| (아랫줄 왼쪽 7번째부터) 이회성 무탄소 연합(CF연합) 초대 회장과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을 비롯한 CF연합 참여 20개 기업·단체 관계자가 지난 12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창립총회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산업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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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역시 이날 발표한 CFE 이니셔티브 추진계획을 통해 산업계의 움직임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한다. CF연합과 주요 참여국과의 논의를 거쳐 내년 상반기까지 CFE 인증체계(안)을 설계한다. 어느 에너지를 어떻게 사용하는 것까지 CFE로 인정할 지를 구체화하고, CFE인증서를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같은 기존 제도와 어떻게 연계할지 그 기준을 정한다. 이를 토대로 2025년엔 이 인증체계를 국제표준(안)으로 만들어 국제 사회에 통용할 수 있는 새 기준으로 만든다.
20개 기업·단체가 이달 출범하는 CF연합은 정부의 노력에 발맞춰 CFE 캠페인을 국제 사회에 확산하기 위한 가칭 CFE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국내외 기업·기관의 가입 요건과 인증 기준, 연도별 목표와 공표 절차 등 실무 절차를 정하는 것이다.
정부와 산업계는 CFE 이니셔티브 성공의 최대 관건인 국제 사회 확산을 위해 이 과정에서 국제회의 등을 통해 미국이나 일본, 프랑스 등 유사 입장국 정부·기업을 대상으로 CF연합 동참을 유도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등과의 공동 연구도 추진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9월20일(현지시간) 국제연합(UN) 총회 기조연설에서 국제사회에 CF연합 결성을 제안한 바 있다.
한덕수 총리는 “가장 중요한 건 국제적 공감대를 얻어 많은 국가와 기업, 국제기구가 참여하는 것”이라며 “관계부처가 가용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유기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
| 한덕수 국무총리가 19일 서울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회의에서 다룰 의제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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