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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채는 올 1분기에만 8조100억원이 발행돼 전년동기(6조8700억원) 대비 16.6% 증가했다. 당초엔 한전채 발행이 축소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한전채 발행 물량이 전년을 웃도는 현상이 이어지자 한전채발 수급 부담에 따른 채권시장 불안이 확대되고 있다.
한전은 자회사가 만든 전기를 매입해 판매하는 수익구조를 갖고 있는데 발전사에 대금을 지불하기 위해 채권을 발행하고 있다. 전력구입 가격에 비해 전기요금이 낮게 측정돼 있어 빚을 내야만 전력 구입 대금을 감당할 수 있다. 이런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전기요금 인상이 필수적이지만 실제 요금 인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2~4분기 만기 도래하는 한전채 규모가 4조5000억원이라는 점에서 차환 발행 수요도 더해질 전망이다. 특히 6월, 7월엔 각각 9900억원, 1조800억원의 대규모 만기 도래가 예고되고 있다. 산유국의 추가 감산 발표로 에너지 가격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전채 약세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한전채 발행이 지속되더라도 작년과 같은 자금시장 경색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작년엔 글로벌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레고랜드 부도 등으로 크레딧 투자 심리가 크게 약화된 상황에서 초우량물인 한전채 발행 증가가 채권시장의 수요 잠식으로 나타나며 자금경색이 발생했으나 올해는 금리 인상이 마무리되는 단계라 채권시장 상황이 다르다는 평가다.
강 연구원은 “레고랜드 사태로 정부의 유동성 지원 대책으로 시장이 안정세를 찾은 상태라는 점에서 한전채 물량 부담이 작년처럼 광범위하게 영향을 주기보다는 비우량 크레딧물에 대한 제한적인 수요 구축 형태로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17일 3.9% 수준인 한전채 금리는 일부 크레딧물의 수요를 흡수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