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전면 나선 '코오롱 4세' 이규호…코오롱모빌리티 공식 출범

수입차 유통판매 확대 및 구독서비스 등 신사업 추진
작년 코오롱글로벌 사장 승진 후 신설법인 대표 맡아
경영 역량 스스로 입증해야..미래성장전략 수립 역할
  • 등록 2023-01-04 오후 4:08:53

    수정 2023-01-04 오후 7:34:39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코오롱그룹의 4세 경영이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이웅렬 명예회장의 장남 이규호 사장이 이끄는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공식 출범한 것이다. 이 사장이 주요 계열사의 첫 수장을 맡게 되면서 코오롱그룹 후계 승계를 앞두고 중요한 경영 능력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종합 모빌리티 전문기업’ 코오롱모빌리티..2025년 매출 3.6조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4일 공식 출범식을 갖고, ‘종합 모빌리티 전문기업’의 비전을 제시했다. 앞서 코오롱글로벌은 건설·상사부문의 코오롱글로벌과 자동차부문 신설회사 코오롱모빌리티그룹으로 인적분할하고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사장을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각자 대표로 선임했다.

새롭게 신설된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기존 BMW, 롤스로이스, 볼보 등 수입차 유통판매 사업을 기반으로 △브랜드 네트워크 강화 △인증 중고차 확대 △온·오프라인 역량 겸비 사업자 진화 △사업 카테고리 확장 △신사업 진출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규호 코오롱모빌리티그룹 각자대표이사(사진=코오롱)
신차 유통 사업은 2021년에 딜러십 계약을 추가한 지프 및 폴스타와 같은 브랜드를 지속 도입하고 전기 오토바이 등 친환경 이동 수단의 포트폴리오를 넓힌다. 또한 중고차 사업은 관련 통합 조직을 신설해 차량 진단과 정비 역량을 향상해 인증중고차 판매 역량을 끌어올린다. 신사업으로 구독 및 시승 플랫폼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고객의 생애주기에 따른 종합 모빌리티 서비스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코오롱모빌리티는 2025년까지 매출액 3조6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차량 판매는 신차와 중고차를 포함해 기존 3만대 수준에서 5만대로 늘릴 예정이다. 코오롱모빌리티는 지난해 매출액 2조2000억원, 영업이익 7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도 불구하고 연평균 19.2%의 매출 성장을 거뒀다.

승계 작업 본격화되나..시험대 오른 이규호

이규호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코오롱 그룹의 경영 승계가 가시화됐다는 분석이다. 이날 출범식에서 이 사장은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최상의 가치를 만들 수 있도록 사업 전반의 체질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사업구조의 혁신과 미래가치를 위한 기틀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미래성장전략 수립과 신사업 발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구축, 재무역량 강화에 집중한다. 함께 각자대표로 선임된 전철원 사장은 세일즈와 A/S 네트워크 관리 등 신설 법인의 영업 기반을 다지는 역할을 맡았다.

1984년생인 이규호 사장은 미국 코넬대학교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차장으로 입사했다. 이어 2014년 코오롱글로벌 부장, 2015년 상무보, 2017년 상무를 거쳐 지난해 경영수업 10년 만에 코오롱글로벌 사장으로 승진했다.

하지만 코오롱그룹은 이웅렬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 물러난 이후 회장 자리를 비워둔 상황이다. 이 명예회장은 지난 2018년 퇴임 기자회견에서 “능력이 안되는데 지분을 물려주고 경영권을 넘길 생각은 없다”고 발언한 바 있다. 실제로 이 사장은 지분을 단 한주도 받지 못했다. 현재 이 명예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코오롱 지분은 49.74%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규호 사장이 원만한 경영권 승계를 위해선 코오롱모빌리티를 통해 스스로의 능력을 입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코오롱글로벌 자동차(수입차) 부문에서는 양호한 성적을 내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코오롱글로벌 자동차 부문 매출액(연결기준)은 전년(1조4436억원)보다 40% 늘어난 2조187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6%에서 42%까지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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