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찬우 인턴기자]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인해 전 세계 빙하가 빠른 속도로 녹아 2050년에는 북극해 여름철 얼음을 볼 수 없을 것이란 보고서가 나왔다.
| 북극해에 떠다니는 해빙의 모습.(사진=AFP) |
|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제 지구빙하권 기후 이니셔티브(ICCI)는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시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7) 개최 기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여름 알프스 산맥 얼음 덮개가 5% 사라졌고, 9월 그린란드에선 동기 대비 가장 빠르게 얼음이 녹았다. 지구 역사상 가장 온도가 높았다는 지난 8년 동안 전 세계 빙하가 과학자들의 예상 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보고서 저자들은 여름철 북극해를 떠다니는 해빙이 30년 뒤에는 사라질 것이라면서 ‘시한부 진단’을 내렸다.
보고서의 공동 저자이자 로비 말렛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UCL) 해빙 연구원은 “더 이상 지구 온도 상승을 섭씨 1.5도 아래로 유지할 수 없는 것처럼, 해빙이 없는 여름을 피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면서 COP27 회의가 북극해 여름철 해빙을 지키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름철 해빙 손실이 반복되면 다년 해빙도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
또한 기후 변화가 더욱 강한 바람과 파도를 불러 일으켜 침식 작용이 증가할 수 있으며, 그로인해 450만명이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렛 연구원은 덧붙였다.
지난해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평균보다 섭씨 1.6도 더 오르면 여름철 해빙이 손실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현재 지구 온도는 2100년에는 산업화 전과 비교해 섭씨 2.8도까지 오를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과학자들은 극심한 영향을 미치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향후 10년 동안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5년 대비 절반으로 줄이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 상태에 도달해야 한다고 권했다. 탄소중립은 배출한 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대책을 세워 실질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개념이다.
다만 보고서는 2050년에 탄소중립 상태가 돼도 빙권(얼음·눈으로 덮인 지역)은 2040~2080년 사이에 안정화되기 시작하고, 빙하는 2200년까지 100년 이상 녹을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