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딜 예고한 삼성전자, 시설투자도 늘린다

28일 컨퍼런스콜서 "M&A 긍정적, 준비 많이 됐다"
지난해 시설투자 38.5조원…"美투자 아직 결정 안돼"
  • 등록 2021-01-28 오후 12:15:12

    수정 2021-01-28 오후 12:15:12

[이데일리 신민준·배진솔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빅딜(Big Deal)을 예고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3년 내 반도체 부문에서 의미있는 인수합병(M&A)을 공식화했다. 삼성전자의 미래사업으로 꼽히는 시스템반도체나 인공지능(AI), 바이오 등과 관련된 M&A가 예상된다.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최윤호 사장(CFO)은 28일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기존 산업에서 시장 주도적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고 신규 산업에서도 지속성장 기반을 강화하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 보유한 재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전략적으로 시설투자를 확대하고 M&A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지난 수년간 지속적으로 M&A 대상에 대해 매우 신중하게 검토해왔다”며 “준비가 많이 진행된 상태다. 현재 대내·외적으로 불확실한 상황으로 실행 시기를 특정하긴 어렵지만 지금까지 해온 준비를 토대로 이번 정책기간(2021~2023년) 내에 의미있는 M&A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2017년 미국의 자동차전장부품기업인 하만 인수 이후 M&A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쟁 기업들은 M&A를 통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점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글로벌 경쟁 기업인 미국 반도체기업 엔비디아와 AMD는 반도체설계기업 ARM과 자일링스를 400억달러(약 47조원)과 350억달러(약 39조원)에 인수했다. 국내에서는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사업부를 90억달러(약 10조3000억원)에 사들였다.

LG전자는 미국 데이터업체 알폰소와 산업용 로봇제조업체 로보스타 등을 인수했다. 다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받은 만큼 이 부회장이 만기 출소하는 내년 7월 이후에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시설 투자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시설투자는 약 38조5000억원이다. 사업별로는 반도체 32조9000억원, 디스플레이 3조9000억원 수준이다.

메모리반도체 사업은 향후 수요 증가 대응을 위한 첨단공정 전환과 증설로 투자가 증가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도 극자외선(EUV) 5나노 공정 등 증설 투자로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

디스플레이도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생산능력(CAPA) 확대와 중소형 신기술 공정 중심으로 전년 대비 투자가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투자 확대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애리조나와 텍사스 또는 뉴욕에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170억달러(약 19조원)를 투자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미국 투자와 관련해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승훈 삼성전자 전무는 “파운드리 사업 특성상 고객 수요에 대한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응을 위해 생산 캐파 확충 검토는 상시적으로 진행하는 일”이라며 “기흥, 화성, 평택뿐 아니라 미국 오스틴까지 포함한 전 지역의 최적화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승훈 전무는 인텔로부터의 파운드리 수주와 관련해 “고객사와 관련해선 구체적으로 언급이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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