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물밑 접촉 늘리는 與…"250:50이 현실적" 언급도

홍영표, 전해철 이어 유성엽과 선거법 논의
이인영과 가까운 친문 움직임 의미 심장 평
선거법 결단 내릴 시점 임박한 분위기 분석
다만 "與, 300석 이상 의석 확대 반대 확고"
  • 등록 2019-11-22 오후 5:10:44

    수정 2019-11-22 오후 5:10:44

이해찬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야당 의원들과 접촉면을 늘리면서 공직선거법 물밑 협상에 나서고 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대상안건)으로 지정된 선거법 부의 시점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야당과의 접점 마련을 위한 설득 작업을 본격화했다는 분석이다.

“홍영표, 패스트트랙 매듭 생각 아니겠느냐”

22일 여야 관계자들에 따르면 패스트트랙의 주역인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전날 유성엽 대안신당 대표를 만나 선거법 협상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문(문재인)계인 홍 의원은 이인영 현(現) 민주당 원내대표의 전임자로서 지난 4월 준(準)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선거법과 검찰개혁법안들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유 대표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홍 의원이 다녀갔는데 본인으로서는 패스트트랙을 어떻게든 매듭짓고자 하는 생각이 있어서 온 게 아니겠느냐”며 “여러 대화를 나누기는 했지만 300석 이상으로 의석을 늘리는 데는 반대 입장이 확고해 보였다”고 설명했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함께 ‘3철’로 불리며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전해철 의원 역시 지난 20일 유 대표를 만나 선거법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유 대표는 이 자리에서 지방 중소도시와 농촌 지역구 축소 반대 의견을 전달했고 전 의원은 당에 내용을 전달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이 원내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친문 그룹의 두 의원이 직접 물밑 협상을 위해 움직이고 있는 것이 의미심장하다는 말이 나온다. 선거법에 대한 여당의 결단 시점이 임박한 분위기가 감지된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선거법은 지역구는 225석으로 축소하고 비례대표는 75석으로 늘리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줄어드는 지역구가 많아 여당 일부에서도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호남 의석이 줄어드는 민주평화당과 대안신당도 공개적으로 지역구 감소폭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합의 노력 한국당·나머지 야당 양쪽으로”

반면 정의당은 비례대표를 75석 미만으로 합의하는 것은 연동형비례대표제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는 이유에서 반대 기류가 명확하다. 대신 국회의원 전체 세비 동결 등을 전제로 의원 정수를 10%(30석) 이내에서 늘리는 제안을 내놓은 상태다.

실제로 이런 이유 때문에 야당과 개별접촉을 통해 의사를 전달하는 여당 의원 중 일부는 최근 사견임을 전제로 “지역구 250석과 비례대표 50석이 현실적인 안”이라는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능하면 지역구 감소폭을 줄여 법안 통과에 필요한 의석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자는 취지에서다.

민주당(129석)과 정의당(6석), 평화당(4석), 대안신당(8석·비례대표인 장정숙 의원은 바른미래당 당적), 바른미래당 당권파 일부를 단순히 합하면 선거법 통과를 위한 148석은 무난히 넘긴다. 하지만 각 당의 입장이 조금씩 다르고 이탈표가 나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어 처리를 담보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이다.

또 한국당 없이 표결을 강행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제2의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 우려도 제기된다.

이런 배경 등을 고려해 민주당도 아직은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간 논의 테이블을 구성하고 있지는 않다. 정치협상회의 실무 회동 등이 성과 없이 흘러가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최대한 제 정당 간 합의 처리를 이끌어 내겠다는 방침에서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우리 입장에서는 하나라도 빠지지 않는 게 좋으니까 합의를 위한 노력은 한국당과 나머지 야당 간에 양쪽으로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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