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할 대상을 어떻게 심사하냐는 질문에 한 초기 단계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 대표가 전한 말이다. 그는 평소 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투자 대상을 심사하는 날 긴 시간을 들이기보다는 30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짧고 굵게 진행하는 걸 선호한다고 전했다.
사실 이런 식의 짧은 심사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이뤄지는 방식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다양한 투자사가 실리콘밸리 방식을 수긍하며 선호하는 추세다. 그렇다면 짧은 투자 심사 절차를 지향하는 회사가 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
또한 짧은 심사를 지향하는 투자사들은 ‘본질’을 파악하기에 시간은 중요하지 않다고 전한다. 이런 이유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피칭 대신 투자사들이 미리 받아둔 스타트업의 IR 자료를 검토한 뒤, 인터뷰 당일에는 질문만 던지는 등 심사를 10분 남짓 된 시간만 진행하는 편이다. 실리콘밸리 현지 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사를 12초 안에 (왜 이 사업이 지속성 있는지, 왜 투자받아야 하는지) 설득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도 프라이머, 더벤처스와 같은 투자사들이 이런 실리콘밸리식 심사를 도입했다. 일례로 더벤처스는 한 달에 한번 정해진 날짜에 투자 신청서를 검토하고 인터뷰를 진행한다. 인터뷰는 IR 피칭 형식이 아닌, 제출한 자료를 미리 검토하고 질문하는 Q&A 형태로 이뤄진다. 검토 시작 후 입금까지 3주 안에 모든 절차가 완료한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투자사들은 정책자금을 끼는 경우가 많아 투자 대상을 고르는데 절차가 복잡하고 길 수밖에 없다”며 “글로벌 투자사와 같이 민간 출자자(LP)를 모아서 투자하는 곳들이 아무래도 의사결정 속도가 빠르다 보니 심사를 짧고 굵게 진행하거나 간소화해서 진행할 수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