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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총재는 20일 ‘12월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회견에서 “11월 다수의 금통위원들이 최종금리를 3.5%로 예상한다고 말한 것은 소통의 차원이지, 약속이 아니다”며 “전제나 경제 상황이 바뀌면 (최종금리 전망치도)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물가전망에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경기에 대한 시각은 나빠졌다. 한은은 11월까지만 해도 물가와 관련 ‘당분간 5% 수준’이라던 표현을 ‘당분간 5% 내외’로 조정하고 오름세가 점차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유국의 원유 감산, 서방국가의 러시아 제재 등으로 국제유가를 중심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있으나 동시에 국내외 경기둔화, 부동산 경기 위축 등으로 물가 오름세 둔화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반면 경기에 대해선 처음으로 ‘침체’라는 단어가 사용됐다. 이 총재는 이날 “내년 상반기에는 경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측한다”며 “현재 경기침체로 가느냐, 아니냐라는 보더라인(Borderline·경계선)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1.7%로 전망하며 경기 둔화 가능성을 언급한 적은 있었으나 ‘침체 경계선에 있다’는 표현은 처음이다.
다만 이 총재는 “그간의 정책이 국내 경기 둔화 속도에 미치는 영향,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국 정책금리 변화를 고려하고 금리 상승으로 인한 부동산 가격 조정과 이에 따른 금융안정 저하 가능성, 경제 각 부문에 미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 등에 대해서도 각별히 살펴보겠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가 언급한 국내 경기상황만 보면 최종금리는 3.5% 이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지만 미 연준이 금리 점도표상 최종금리를 5~5.25%까지 높일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3.5% 이상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엔 채권금리를 떨어뜨리는 재료밖에 없었는데 총재가 ‘3.5%는 약속이 아니다. 물가 안정에 초점을 두겠다’라고 한 발언들이 상단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돼 경각심을 준 것 같다”며 “금리는 내년 1월 3.5%가 올린 후 인상을 중단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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