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트립in 신영내기자] 서대문형무소 오른쪽으로 잠시 올라가면 서울 한복판이라 믿기지 않는 푸르른 숲길을 만날 수 있다. 얼마 전 벚꽃 축제를 마치고 연희 숲속 쉼터에 튤립이 한창이더니 이제는 아카시아 나무 아래 노란 아기똥 풀이 만개했다. 아카시아 꽃이 그윽한 안산 자락길로 향해보자.
△ 순환형 무장애 안산 자락길
서대문 안산은 300m가 되지 않는 나지막한 산이다. 산 아래 7km나 되는 안산자락 길을 한 바퀴 돌려면 2시간이 넘게 걸린다. 본인의 체력과 시간에 맞게 한성과학고, 금화터널, 봉원사, 연세대학교, 서대문 구청 어느 곳에서든 오르내릴 수 있다. 또한, 경사도가 9% 미만으로 만들어진 평평한 나무 데크는 보행 약자를 포함해 누구나 갈 수 있다.
도시의 소음과 차단된 숲속은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와 동행과 소곤거리는 수다 중에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뿐이다. 마실 나올 때는 물과 차를 비롯한 맛 난 먹거리를 준비하는 것은 필수다. 메타세쿼이아 숲길을 지나 널찍한 숲 속 무대에서 멋진 풍경을 보며 준비해 온 도시락을 나눠 먹어도 좋다. 전망대나 북 카페를 지날 때는 차 한잔하며 잠시 아픈 다리를 쉬게 하자.
△ 봉수대가 있는 안산 초록 숲길
안산 자락길을 걷다 보면 봉수대로 오르는 안내 표지판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트레킹이 필요한 사람은 봉수대에 올라보자. 능안정을 지나 봉수대로 오르는 길옆으로 암벽을 타는 사람도 볼 수 있다. 계단 길도 있지만, 흙길을 오르다 보면 바위를 잡고 올라가야 하는 길이 있어 잠깐이라도 산행을 하는 기분이 난다.
정상에서는 서울 성곽길, 청와대, 남산타워가 시원하게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북악산 인왕산 아래 빼곡하게 들어선 아파트와 도심빌딩들이 숲 사이에 묻혀있다. 안산 자락길 내려가기 전 숲 속 오솔길은 매우 한적하다. 발끝에 차이는 돌을 밟으며, 올려다보았던 메타세쿼이아 나무를 아래로 내려다보며 걷는다.
야생동물의 이동을 위하여 조성되었다는 무악재 하늘 다리를 건너가면 인왕산이다. 안산의 낮은 산행으로 운동량이 부족한 사람은 이 다리를 건너가 인왕산을 올라보자. 서울 성곽길까지 다녀온다면 충분한 운동량을 얻을 수 있다.
신조어로 ‘앉죽걸산’이라는 말이 있다 ‘앉아 있으면 죽고 걸으면 산다’라는 뜻이다. 이 좋은 계절 집에만 있기보다는 가까운 안산에 올라 좋은 공기 마시며 걷다 보면 지인과 새록새록 정도 쌓이고 건강도 얻을 수 있는데 안 갈 이유가 없다. 아카시아 꽃이 지기 전에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