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엔에이치스팩9호 스팩과 합병한 게임업체 넷게임즈 등 총 11개의 기업이 스팩 합병 상장을 성공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지난 2015년 기록한 역대 최고치인 13개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하나금융10호기업인수목적, 케이프이에스기업인수목적 등이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스팩은 기업 인수합병(M&A) 상장을 목적으로 하는 일종의 페이퍼컴퍼니(Paper Company)로 투자금을 모아 상장한 뒤 합병에 따른 기업가치 상승 이익을 참여자들과 함께 나누는 구조다. 스팩 제도는 지난 2009년에 도입됐다.
스팩을 통해 상장하는 기업은 이미 상장한 스팩과 합병하는 구조여서 수요 예측이나 청약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다. 즉 기업 입장에서는 공모 자금을 심사청구 초기부터 확정지을 수 있다. 다만 스팩은 합병 상장한 뒤 3년 안에 비상장기업과 합병해야 한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주식시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스팩이 합병에 짝을 찾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도 ‘물들어 올때 노젓는다’는 심정으로 스팩 합병 상장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팩 합병 상장 기업들(고려시멘트·넷게임즈·드림시큐리티·모비스·우정비에스씨·이노인스트루먼트·와이아이케이·한강인터트레이드·켐온·씨아이에스·토박스코리아) 중 절반이 넘는 6개 기업이 스팩 합병 상장 후 주가가 떨어지는 등 주가가 기대만큼 오르지 않는 점은 기업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스팩의 경우 절차가 단순해 직상장보다 상장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며 "하지만 합병 상장 과정에서 시세 조종 등 불공정거래 행위에 노출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이어 “스팩이 우량 기업과 합병할 경우 차익실현을 위한 주가 하락도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