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했는데..." 구제역 잇따라 발생

진천 이어 천안에도 구제역 추가 발생
농림부 "백신에 이상없다" 수입·유통단계서 최소 1번 검사
백신 보관·접종방법 부적절..2~8℃에서 보관, 근육에 투여해야 효과
  • 등록 2014-12-17 오후 4:38:16

    수정 2014-12-17 오후 4:38:16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충남 천안의 한 돼지 농가에서 추가로 구제역이 발생했다. 충북 진천 지역에서만 제한적으로 발생했던 구제역이 인근 지역으로까지 확대되면서 구제역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구제역 확산 현상에 대해 백신 투여를 소흘히 한 농가의 책임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일 충남 천안군 소재 돼지 사육농장(3500두)에서 구제역(FMD) 의심축 신고를 접수하고 정밀조사 결과 17일 구제역으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에 전체 돈사 12개 중 구제역 증상 돼지가 있었던 1개 돈사의 돼지 104마리를 살처분했다.

정부는 올들어 충북 진천에서만 일곱번째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농가의 구제역 백신 접종 소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농림부 관계자는 “백신 접종 돼지에서는 항체 형성률이 80% 이상 이어야 하지만 일부 농장에서 어미돼지인 데도 항체 형성률이 30% 수준에 머물렀다”고 말했다.

이동필 농림부 장관도 지난 14일 구제역·AI(조류독감) 등과 관련해 백신접종이 소홀한 농가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정부는 구제역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농가에 대해서 살처분 보상금의 20%를 삭감하고 있다. 농림부는 이외에도 추가적인 법적 조치를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부에서는 백신을 접종해도 항체형성률이 낮다면서 백신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하지만 정부는 백신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주장이다.

오주영 농협중앙회 방역위생팀 차장은 “프랑스 동물의약품 제조회사인 메리알사에서 백신을 수입하고 있는데, 검역본부 동물약품평가과와 국내 5개의 백신제조회사에서 샘플링 검사를 하고 있다”면서 “2012년 수입 이후 오랜 기간 문제가 없으면서 검사 단계가 간소화됐지만 최소한 한차례 이상은 검사를 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규모 가축을 사육하는 전업농가(소 50마리 이상·돼지 1000마리 이상)의 경우 정부가 백신비의 50%를 지원하고 있으며, 소규모 농가의 경우 정부가 전액지원하고 있다.

농협에 따르면 11월말 기준으로 소의 경우 97% 이상, 돼지는 94% 이상 백신이 공급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오히려 접종방법이나 보관상의 문제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오 차장은 “돼지의 경우 8~12주 백신을 투여한 이후 3개월 정도 이후 또다시 백신을 투여해야 한다”면서 “백신은 2~8℃에서 보관해야하고, 지방이 아닌 근육에 투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농가들이 백신 접종을 꺼려하는 주된 이유인 부종이나 화농도 잘못된 방식으로 투여할 경우 생긴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정부는 구제역 백신 투여를 일일히 점검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로서는 가축 출하 전 도축장에서 무작위로 항체형성률을 검사하고 있는게 전부다. 항체형성률이 고시 기준치를 미달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고 해당 농가에 대해 확인 검사를 하고 있다.

농림부 관계자는 “돼지의 경우 회전율이 빠르고, 물리적으로 일일히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서 “구제역 발생 농가들을 보면, 백신을 투여했다고 하지만 접종기록부가 없어서 언제 투여했는지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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